나의 여름
올 설에는 처음으로 여름이를 데리고 친정과 시댁을 다녀오기로 했다.
첫 목적지는 강릉에 사시는 어머님 댁, 일산 강릉 간의 아주 먼 길 동안 여름이가 힘들까 봐 걱정하기도 했는데 그동안 차를 탄 경험이 많아서 그런지 여름이도 별로 힘들어 보이지 않았다. 횡성쯤 와서 휴게소에 들렀다가 출발할 때쯤 갑자기 이마에 뭔가가 차갑게 느껴져 하늘을 쳐다보니 시커먼 먹구름이 물기를 잔뜩 머금고 눈을 천천히 쏟아내고 있었다. 서둘러 여름이를 차에 다시 태우고 출발했는데 하늘에서 양동이로 퍼붓듯이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길은 금세 질척 질적 거리기 시작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내비게이션은 우리를 대관령 옛길로 안내했다.
끊임없이 늘어져있는 구불구불한 길은 도저히 끝이 보일 기미가 없었다. 거의 사람이 걸어가는 속도와 비슷할 정도로 차가 내려갔다고 하면 맞을 것 같다.
나는 혹시라도 그 차가 미끄러질까 봐 공포에 질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길을 내려가는 내내 불안해했는데, 여름이는 창문 밖을 내다보며 시원한 공기가 좋은지 한참을 밖을 내다보며 기분 좋은 숨을 몰아쉬었다. 아마도 여름이는 내가 무서워서 보지 못한 아주 멋진 설경을 감상하며 좋아했던 것 같다.
"여름아 엄마가 여름이보다 훨씬 겁쟁이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