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름
여름이에게는 이상한 습관이 하나 있다.
밥을 먹고 난 뒤에 꼭 내 앞에 와서 잘 먹었다는 신호라도 보내듯이 거하게 트림을 한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트림을 내 앞에서 했던 건 아니었다. 어느 날엔가 여름이가 밥을 먹고 있을 때 잘 먹었냐며 옆구리를 툭툭 쳐주었는데 그때 사람이 낼법한 소리로 거하게 용트림을 하는 여름이를 보았다. 이 모습이 묘하게 대리만족이 된달까?
여름이가 트림하는 모습을 보기만 해도 괜스레 내가 속이다 시원 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 이후로는 여름이가 밥을 먹고 올 때마다 옆구리를 툭툭 두들겨 주었던 것 같다.
(가끔 트림을 트림을 하지 않을 때면 내속이 더부룩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이제는 밥을 먹고는 당연하다는 듯 척척 걸어와서는 내 앞에서 엄마 잘 먹었습니다.라고 이야기하는 대신에 트림을 한방씩 놓고 간다. 그럴 때면 더럽다는 생각보다 '오늘도 여름이가 밥을 잘 먹었구나 소화도 잘 되는 모양이군.'이라고 생각한다. 이쯤 되니 나도 개 엄마가 다 됐구나 싶다.
' 여름아 식후에 트림은 꼭 엄마 앞에서 해줘 그래야 엄마도 시원하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