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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이오 Oct 24. 2021

6월 이야기

서울 숲 산책


7월의 하늘이 예뻐서 매주 주말 나무와 같이 긴 산책을 했다.

일이 바쁨에도 불구하고 자주 가는 집 근처 말고 전철을 타고 서울 곳곳을 누비며 새로운 산책로를 찾아다녔다.

되도록이면 동네와 멀고 자주 가지 않은 장소에 가고 싶어서 서울숲엘 갔다.

몇 해 전 서울숲에 갔을 땐 아무런 감흥이 없었는데

다시 간 서울 숲은 아름다운 초록들이 가득했다.

그때는 모르고 지금은 아는 것일까.

예전에는 반짝이고 화려한 것들을 좋아해서 그런 곳들을 찾아다녔지만

지금은 초록 초록한 곳들을 찾아다닌다.

풀냄새 물 냄새 흙냄새를 킁킁대다가

사슴도 보고 한강도 보고 돌아왔다.


나는 일이 너무 힘들거나 마음이 불안할 때면 산책을 길고 오래 한다.

무거운 마음보다 다리를 더 무겁게 만들고

대신 눈에는 예쁘고 나를 즐겁게 해주는 초록과 색색깔의 예쁨을 가득 담아 돌아오면

머릿속 저울이 눈과 다리로 담은 예쁨으로 기울어 잠시나마 힘듦을 잊게 해 준다.

오늘의 예쁨이 나의 힘듦을 이겼다!라는 것만 같기도 해서

승자의 기분으로 다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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