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산의 양귀비 밭
집에서 큰길을 하나 건너 조금 걷다 보면 빈 공터가 나오는데
들풀과 들꽃들이 가득했던 그곳에
요즘은 시에서 꽃씨를 뿌리는지 계절별로 자라나는 꽃구경에 산책길이 즐겁다.
약간 덥고 여름게 다가가는 봄, 올해는 양귀비 꽃을 심었는지 빨간 꽃들이 가득이다.
작년에 심었었던 코스모스도 드문 드문 자라서 빨강 꽃 사이사이로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있다.
산책을 좋아하는 후추는 벌이 많은 꽃밭을 그다지 좋아라 하지 않아서 안고 가야 하지만
꽃이 피고 지닌 시간이 한없이 짧게 느껴져서 아쉬운 마음에 엄마와 아침마다 꽃밭을 걸었다.
엄마와의 시간도 후추와의 시간도 꽃에 비하면 길지만 너무나 짧고 빠르게 느껴진다.
예쁜 것들을 더 많이 함께 보고 남기고 싶어서 오늘도 휴대폰 앨범에는 같은 사진이 수십 장씩 쌓여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