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남겨두고 오는 것에 대하여
올여름은 부산엘 자주 그리고 오래갔다.
오랜만에 간 부산은 예전과 같으면서도 많이 변해있어서
기분이 꼭 홍콩이나 대만 같은 도시로 여행을 간 기분이었다.
낮과 밤의 광안대교가 좋아서 이번 여행마다 광안대교가 보이는 숙소를 잡았는데
물 위에서 패들보드를 타는 사람들을 보았다.
왠지 나도 타보고 싶은데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내일로 내일로 미루다 결국 돌아오는 날까지 타질 못했다.
솔직한 첫 번째 이유는 사실 무척이나 겁이 나서였지만
또 다른 두 번째는 이유는 다음에 또 올 구실을 남겨두기 위해서였다.
다시 오고 싶은 여행지에선 하고 싶은 것 한 가지를 약속처럼 남겨두고 돌아온다.
기차를 타면 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 좀처럼 가지 않았던 부산에 다시 오기까지 4년이 걸렸는데
약속을 하나 남겨두고 떠나면 조금 더 가까운 미래에 다시 여행을 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