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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을웅덩이 Nov 16. 2024

유튜버가 되다

우울의 늪에서 빠져나오려고 성경낭독영상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2020년 9월 첫 시집을 출간하고 나서 갑자기 무력감이 밀려왔다. 그다음 걸음을 어떻게 걸어야 할지 막막했기 때문이다. 그 당시 시골 마을에서 혼자 시를 쓰고 시집을 출간하는 일은 대단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것뿐이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거기까지였다. 더구나 담석증으로 담낭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으면서 우울한 마음까지 덮쳐 와 모든 일상이 흐려졌다. 


2021년 봄. 마스크를 쓰고 모여서 주일 예배를 드리기 위해 찬양대에 앉았을 때, 문득 성경낭독영상을 유튜버에 도전해 보아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처음 성경낭독을 시작하는 유튜브를 몇몇 찾아보고, 오래 진행해 온 유튜브도 살펴보았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저작권이었다. 성경은 '개역한글판'만이 저작권이 만료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 해결되었지만 배경음악이 문제였다. 특히, 배경음악이 저작권에 걸려서 유튜브를 문 닫아야 하는 경우까지 간다는 정보알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배경음악 없이 낭독만으로 진행하는 유튜브가 많았다. 


결국 찬송가가 10곡 정도를 제외하고는 모두 저작권이 만료되었음을 찾아내었고, 직접 피아노로 찬송가를 연주, 녹음해서 올리는 방법을 택했다. 스피커 앞에 핸드폰을 가까이 대고 녹음을 해보았다. 다른 잡음이 들어가지 않아서 배경음악으로 사용하기에 용이했다. 그동안 배웠던 피아노가 이렇게 사용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영상은 MKYU온라인 대학에서 배운 키네마스터 앱으로 만들었다. 성경구절을 한 절씩 자막으로 넣고 배경을 꾸민 핸드폰을 사용해서 녹음과 편집을 했다. 시편부터 시작했다. 낭독은 소리가 제일 중요하다. 시편 10편 정도 진행되었을 때, 핸드폰에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는 블루예티 마이크를 구매했다.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데 탁월한 선택이었다.


우울할 틈을 주지 않기 위해 혼자 있는 시간에는 성경낭독영상 만드는 일에 집중을 했다. 특히, 자막을 넣고 편집을 하는 작업은 단순하면서도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흘려보내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잡다한 생각을 떨쳐버릴 수 있어서 감사하기도 했다. 완성된 영상을 만들기 위해 말씀을 세 번 이상 꼼꼼히 읽다 보니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이 되기도 했다. 평일에 하루 한 장씩 성경낭독영상을 올리며 시간을 보냈다. 


그 해 11월에 시편을 담은 150개의 영상을 완성하면서 우울의 늪을 빠져나왔다. 지금은 한 주에 한 장씩 업로드하고 있다. 김미경 강사가 운영했던 MKYU 온라인대학은 마음이 통하는 이들을 만나게 해 주었고, 새로운 공부에 도전하면서 나를 키우는 계기가 되었다. 독서, 글쓰기, 다양한 디지털 사용법을 익히고 커뮤니티를 통해 함께 할 때 더 멀리 갈 수 있다는 것을 체험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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