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 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드는데
눈이 내리면 어이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하리야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푸르른 날-서정주
계속 그 자리에 있을 것만 같았던 구름이 걷히더니 불쑥 파란 하늘이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눈이 부시게 파란 하늘을 하염없이 바라다보다 잊고 지내던 그리운 이가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그날의 날씨가 어떠했는지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 사람이 어떤 옷을 입고 있었는지도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엄마 향기처럼 기억했던 그 사람의 향기도 이제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예쁜 미소도 더 이상 그릴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슬펐습니다. 이제는 마음껏 그리워할 수도 없다는 생각에 가슴이 먹먹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