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한 꿈을 꿨다. 스키장으로 가족 여행을 가는 꿈. 잠에서 깨고 나서도 행복의 여운이 지속되어 지금도 마음이 몽글몽글하다.
한국을 떠나 사는 동안 해외여행을 하는 가족들을 수없이 만났다. 해외여행은커녕 동네 뒷산도 가족들과 가본 적이 없는 나로선 박탈감을 적잖이 느껴야 했다. 자그마치 '가족' '해외' '여행'을 다니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다니 가히 충격적이었다.
내가 생각했을 때 가족 여행을 가려면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는 것 같다. 우선 일정 수준 이상 화목해야 하고, 어느 정도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 하며, 최소한의 시간 여유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주변 가족들을 살펴보면 대개 모 아니면 도더라. 셋다 충족하거나 하나도 충족하지 못하거나. 우리 엄마 아빠는 돈 버느라 늘 바빴고, 그럼에도 늘 빚에 허덕였고, 그러는 동안 있던 애정도 메말랐으리라.
해외여행을 다니는 가족들 중 뾰로통한 어린이 내지는 청소년이 꼭 섞여있더라. 이들은 자신이 가진 행운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듯 닌텐도에 정신이 빠져있거나, 스마트폰과 이어폰으로 눈과 귀를 막고 있거나, 때론 억지로 자신을 끌고 온 부모를 원망하기도 하더라. 그리고 그 옆에는 이게 얼마나 행복한 일이며 우리 때는 꿈도 꾸지 못한 호사를 너희들은 누리고 있는 거라 일장 연설을 늘어놓는 부모가 있다. 절로 끄덕여지는 감동적인 연설에 자녀들은 더욱 입이 튀어나온다.
빛을 그리려면 어두운 색으로 그려야 한다고, 빛 안에서 빛을 그리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밥 아저씨가 말했었다.
행복이 행복인지 알려면 우리 삶에 어느 정도의 결핍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