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마음이 아픈 아이들이 참 많다. 근래에는 더 자주 보인다. 그래서 사회가 병들고 가정이 병들었음을 간접적으로 느낀다. 대학원에서 상담을 배울 때 학생 내담자를 IP(identified patient)라 칭하기도 한다는 부분이 지금껏 선명한 기억으로 남았다. 병든 가정에서 가장 약한 아이를 통해 그 병리가 드러나게 된다는 그 설명에 크게 공감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는 아이, 우울함을 견뎌내지 못하고 자해하는 아이, 자살하고 싶다 소리치며 창문으로 달려드는 아이들을 보면 도대체 어떤 지옥에서 살고 있기에 이토록 고통에 몸부림치는지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
반면 건강한 가정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은 학교에서 멋진 모습 최선의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한다. 그래서 아이들은 가정의 모습을 어떤 식으로든 보여준다는 게 내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