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은후 Feb 20. 2022

내가 달리는 이유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다. 지독한 몸치이기도 하지만, 누군가와 겨루는 운동은 특히 더 거부감이 드는 나. 생각해 보니 학창 시절부터 체육시간을 가장 싫어했던 것 같다. 여름엔 더워서 싫고, 겨울엔 추워서 싫고, 운동장의 먼지가 싫고, 무엇보다 몸이 생각처럼 따라주지 않아 싫었다.


갖가지 핑계로 운동장 한구석에 몸을 웅크리고 있다가 새 똥을 맞아보기도 했다. 그 이후로 더더욱 체육시간이 싫어졌던 것 같다. 중 3 때 체력장 훈련을 하면서 체육 선생님이 몽둥이를 들고 지키고 서서 협박하는 바람에 간신히 철봉에 매달리기 종목을 통과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다행히 내가 잘할 수 있는 운동도 있다. 오래 달리기와 윗몸일으키기는 자신 있는 종목이다. 시골 출신이라 걷기와 등산엔 이골이 나 있기에 그나마 가능한 종목이라 여긴다. 튼실한 하체와 굵은 발목도 한몫한다. 아무튼 내가 할 수 있는 운동은 달리기와 등산이라는 얘기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운동의 필요성을 절감하기에 하루 만보 걷기에 도전을 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장시간을 투자해 운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어서 지속하기가 힘들었다. 차일피일 운동을 미뤄오다가, 지난해 우연히 한 권의 책을 만난 이후 평소 생각만 해왔던 마라톤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30분 이상 달리기 지속하기, 올해 내에 10킬로미터 마라톤에 도전하기가 우선의 목표이다.




새해 들어 '런데이'라는 앱을 통해 8주간의 달리기 훈련 단계를 거치고 있다. 적어도 주 3회씩 8주간 달리기 훈련을 지속하는 것이 단기 목표다. 


나에게 있어 달리기라는 행위는 단순히 운동이라는 생각을 뛰어넘어 나를 마주하는 시간이자 나를 아끼고 보듬어주는 실천이라고 여긴다. 달리기를 통해 성장해 가는 나의 모습을 누군가와 공유하며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은 바람으로 나의 경험을 나누고 싶다.


운동하기 위해 시간을 내라.
그것은 끊임없이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달리기를 시작한 즈음에 톨스토이의 이 문장을 만난 것은 큰 응원과 자극이 되었다.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내가 달리고 싶은 길을 달리면서 계절의 변화를 조금 더 가까이 느끼고 조금씩 성장하는 내 모습을 온전히 느껴보고 싶다.  







#달리기 #성장 #운동


작가의 이전글 추사 김정희의 숨결을 느끼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