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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새벽 2시의 감성입니다. 조금 위험하죠.
센치한(Sentimental) 음악과 고요한 카페 그리고 그 시간이 새벽 2시라면, 상당한 감성이 몰아치는 순간입니다.
그 때면, 뭘 적어도 또는 무엇을 말해도 이상하지 않은 시간입니다.
어디까지나, 그런 감성이 조금은 이해를 받을 수 있는 시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지금이 물리적으로 새벽 2시는 아닙니다. 다만 그런 느낌이 듭니다.
왜냐하면 5개월 전에 제가 저에게 쓴 짧은 편지가 때마침 도착했고 천천히 읽어 내려갔기 때문입니다.
비교적 최신이라고 할 수 있는 과거의 저는 무슨 생각을 했고, 지금의 저를 포함한 미래의 제가 어떠한 일상을 보내기를 희망했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기억은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문자화 된 편지로 읽게 되니 조금은 그 감회가 새롭기도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편지의 수신자인 '현재의 저'는 과거의 저에게 있어 '디어, 마이 프렌드 (Dear, my friend)'였다는 사실이 꽤 반갑습니다.
5개월이라는 시간의 차이를 두고 읽어 내려가는 편지에 새벽 2시의 감성을 담아, 양해를 구하며 이렇게 글을 써 내려갑니다.
■ Dear, my friend. The thing is...
Dear my friend, Bong-su.
“인생이란 무엇일까?”
이 물음에 대답을 찾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하지는 않았을 지라도, 이제는 시간을 내어 그리고 조금은 머리를 비우고 생각을 해야 할 것 같다.
내가 했던 것은 What을 찾아 나선 과정이었을 것이다.
"무엇이 되고 싶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든 목적은 '무엇(What)'이었을 것이다.
나쁘지는 않았다.
그 사이사이에서도 나는 배우고 경험하고 그리고
성장을 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What이 아니라,
"어떻게 살고 싶은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를 묻고 찾아가는 How를 찾아야 할 것 같아.
이미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그러나 이제는 찾아보자.
시간은 문제가 되지 않을 거야.
천천히 그리고 긴 호흡으로 걸음을 옮겨보면
찾아낼 것이라고 느껴.
두려워하지 말고.
괜찮다.
이 곳에서 느꼈던 모든 순간을 기억하고 다시 생각해보면,
그 코어(Core)는 아직 살아 숨 쉬고 있을 테니까.
"인생이란 무엇일까?"
몰라도 괜찮으니까, 이제 찾아보자.
-Your friend, Bong-su.-
'미래인재 마인드 (Minds for the future)'
편지를 쓰게 된 교육 과정의 타이틀(Title)입니다.
다소 딱딱하고 역시나 진부한 제목에 기대감은 거의 0(Zero)에 가까웠습니다. 아무래도 회사에서 하는 교육은 조금 그런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무언가 문제점을 찾아내고 해결책을 위해 분주히 발표를 하는, 그런 '진부함'이죠.
그러나 이 교육은 조금은 달랐습니다. 확실히 달랐습니다.
아직도 그 기억이 선명할 만큼, "꽤 괜찮은 시간이었다." 라고 명확히 생각이 납니다. 교육이 아니라 시간이었다고 기억이 나는 것 자체가 이를 증명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저를 둘러싼 환경 그리고 현재에 온전히 집중하고 그 기준을 토대로 미래의 모습에 대해 고민해보는 그런 시간이 무려 3박 4일이나 주어졌습니다.
게다가,
"월요일에서 목요일까지 교육을 받고, 금요일 하루만 출근하면 다시 주말이라니?"
"이건 정말 최고다!" 라는 생각은 아주 즐거웠습니다.
그런 시간에 있어, 무엇을 얻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아무것도 얻지 못한 시간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저 편한 시간에 3박 4일의 휴가를 다녀온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것도 그런대로 나름 나쁘지는 않습니다. 어찌 됐든, 쉬었다는 사실과 즐거웠다는 사실은 남아있으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시간의 간격을 두고 그 날의 편지를 읽어보니, 조금은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명사의 삶인 무엇(What)이 아니라, 동사의 삶인 어떻게(How)를 사는 것, 그 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탄생한 유의미한 결과물이, 누군가에게는 대단해 보이지 않을지라도 스스로에게는 괜찮다고 응원을 해주는 것.
그런 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미래의 어느 순간에,
"너는 무엇이 되고 싶니?" 라는 질문보다는
"너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니?" 를 물어볼 수 있는 그런 어른이 되고 싶은 마음도 듭니다.
그리고 학교 혹은 유치원에 처음 다녀온 아이에게
"애들은 몇 명이나 사겼어?" 라는 질문보다는
"재미있었어?" 라고 물어볼 수 있는 있는 그런 부모가 되고 싶은 마음도 듭니다.
손과 발이 사라질 수도 있는 상당한 새벽 2시의 감성에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무래도 아날로그라는 것에는 그런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펜과 종이를 통해 써 내려간 짧은 글이지만, 그 안에 꾹꾹 눌러 담긴 진정성은 디지털의 0과 1의 조합과는 너무나도 다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