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국진 Jul 29. 2020

[PD라이프]방송국 입사하고 음악듣는 방법도 바뀌었다.

버리기 아까운 5곡 '강추'

음악을 소비하는 방식이 많이 달라졌다.

LP(Long play)판에서 카세트 테이프, CD, 그리고 MP3로...

저작권이라는 개념도 구체화되어서 라디오를 들으며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이 나올때 테크녹음버튼을 누르던

시절도 지나버렸다.(영화1987에 배우 김태리가 시전하였다)

1990년대의 뮤지션들은 1년에 한 번 앨범을 내고 6개월간 활동했다. 이후 음반발매 형태가 디지털싱글로 바뀌면서 이들의 활동 기간은 짧아졌다. 또 그만큼 잦아졌다. 요즘은 음악을 빠르게 소비하는

‘패스트푸드식 음반시장’이 된 것이다.  

그러다보니 음반을 내면 타이틀곡만 홍보하기에도 바쁜 시대가 됐다. 사실 나조차도 트랙리스트를 순서대로 들으며 가사를 닳도록 외울 열정이 많이 줄어들었다. 예전에는 누가 곡을 썼는지, 녹음은 어디서 했는지 등 모든 정보들을 파악하려고 했었지만 말이다.

그렇다하더라도 뮤지션들에게는 싱글이든 미니든 정규든, 곡마다의 소중함과 애정이 넘칠 터. 소비자와 제작자 사이에 있다는 나의 현실적인 위치를 감안하면, 그냥 흘려보내기엔 아쉬운 음악들이 너무나도 많다.

그래서 매니지먼트 회사로부터 홍보 CD를 받으면 단 한 번이라도 듣고 기억하려고 한다. 직접 CD를 건네주는 사람의 손길에서 얼마나 뜨거운 열정이 느껴지는가. CD를 받을 때면 어렸을 적 레코드 가게를 운영하셨던 어머니가 생각나기도 한다. 어머니 덕분에 나는 젖병을 입에 물 때부터 음악을 듣고 살았던

아주 특별한 경험을 갖고 있다.

어쨌든, 소수 혹은 다수의 팬들만 알기엔 너무나 아까운 노래들을 소개해볼까 한다. 일주일에 5곡이니, 주말과 휴일을 제외하고 하루에 한 곡씩만 꼭 들어보길 바란다. 듣는 시간 3분, 이 작은 시간보다 가수들의 노력은 훨씬 길기에.



1. 비스트 ‘그곳에서’


‘그곳에서’는 비스트가 지난 7월 발매한 미니 8집 ‘오디너리(Ordinary)'에 수록된 4번 트랙이다. 매니저가 건네 준 CD를 퇴근길 차 안에서 듣다가 '그곳에서'를 듣고 꽂혀 버렸다. 그러곤 집에 도착할 때까지 '그곳에서'를 무한반복해서 들었다.

일단 전주부터 쏟아진 신디사이저의 경쾌함에 절로 신이 났다. 리듬은 신나는데 가사는 헤어진 연인을 다시 만나고픈 애절한 내용. 이 언밸런스가 마치 재회하면 더욱 잘 챙겨 줄 거라는 희망을 나타낸 것 같아 또 한 번 감동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콘서트에서 마지막 곡으로 불러 팬들과 멤버들 모두 감동했다고 하니 조만간 방송에서도 보고 들을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


2. 달샤벳 ‘리와인드(rewind)’

‘리와인드’는 달샤벳이 지난 2014년 1월 발매한 미니 7집 ‘비비비(B.B.B)’에 수록된 첫 번째 노래다.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곡이어서 휴대전화 컬러링으로 설정해 꾸준히 홍보하고 있다. 주입식 홍보랄까.

곡 소개를 하자면, 헤어짐을 다시 되돌리고 싶은 여자의 마음을 잘 표현한 노래다. 멜로디는 록 사운드의 풍부한 베이스에, 노래는 대화하듯 담담하게 불러 아주 세련된 느낌을 자아낸다. 첫 소절에서 갈라지는 우희의 목소리도 너무나 매력적이다.

이 노래가 세상에 나오기 전에 수빈이가 자신의 파트를 먼저 선보인 적이 있다. 그는 ‘우리 둘이’라는 가사를 ‘우리 뚜리 우리 뚜리’라고 웃으면서 불렀는데, 아직도 그 모습이 뇌리에 남아있다. 그 부분은 노래를 들을 때마다 새로운 감상 포인트가 된다.

한 카메라 감독은 달샤벳을 너무 좋아하는 나를 보며 “달샤벳 아부지 오셨네”라고 놀리곤 한다. 여기엔 개인적인 이유가 있다. 달샤벳은 KBS ‘사랑의 리퀘스트’에서 처음 만났다. 내가 이 프로그램을 담당했을 때 거동이 불편한 분을 만나 집안청소를 도와드리는 촬영이 있었는데, 멤버 수에 비해 작은 차에서 우르르 내리는 달샤벳의 모습을 신기하게 쳐다봤었다.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달샤벳은 촬영이 끝난 뒤에도 청소를 깨끗이 다할 때까진 집에 못 간다며 몸을 부산히 움직였다. 나는 달샤벳의 진정성 있는 착한 마음에 감탄하며 청소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이후에도 달샤벳은 나를 만날 때마다 편하게 반겨줬고, 그들의 모습에 진한 애정을 가지게 된 것이다.

소위 ‘사심’이라고 하지 않나. 누군가 자신을 인간적으로 바라봐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 본인 또한 그렇게 해주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일 테다. 방송계에선 ‘사심이 곧 편집스킬의 끝판왕’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아무튼 나는 달샤벳의 음악을 늘 기대하고, 앨범이 나오면 전곡을 모두 듣는다. 달샤벳은 아주 소중한 동생들이자 ‘워너비 가수’가 됐다.

‘한 개’는 AOA가 지난 6월 발매한 미니 3집 ‘심쿵해(Heart Attack)’에 수록된 곡이다. 사실 이 앨범의 2번 트랙인 ‘러브 미(LUV ME)’도 좋아한다. 그러나 꼭 한 곡을 고르라고 한다면 주저없이 ‘한 개’를 택한다. 걸그룹 노래인데 ‘멋있다’고 느낀 곡이기 때문이다.

남자그룹이 불러야 할 듯한 멋진 리듬에 적재적소에 배치된 보컬은 듣는 내내 쾌감을 준다. 술잔, 초, 숟가락이 이젠 한 개라며 연인을 그리워하는 표현을 익숙한 단어로 표현한 가사도 매력적이다.

걸그룹이 어찌 이리 멋진 노래를 소화하나 싶다. AOA를 좋아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바로 ‘한 개’다.

‘한 개’는 AOA가 지난 6월 발매한 미니 3집 ‘심쿵해(Heart Attack)’에 수록된 곡이다. 사실 이 앨범의 2번 트랙인 ‘러브 미(LUV ME)’도 좋아한다. 그러나 꼭 한 곡을 고르라고 한다면 주저없이 ‘한 개’를 택한다. 걸그룹 노래인데 ‘멋있다’고 느낀 곡이기 때문이다.

남자그룹이 불러야 할 듯한 멋진 리듬에 적재적소에 배치된 보컬은 듣는 내내 쾌감을 준다. 술잔, 초, 숟가락이 이젠 한 개라며 연인을 그리워하는 표현을 익숙한 단어로 표현한 가사도 매력적이다.

걸그룹이 어찌 이리 멋진 노래를 소화하나 싶다. AOA를 좋아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바로 ‘한 개’다.

3. AOA ‘한 개’

‘한 개’는 AOA가 지난 6월 발매한 미니 3집 ‘심쿵해(Heart Attack)’에 수록된 곡이다. 사실 이 앨범의 2번 트랙인 ‘러브 미(LUV ME)’도 좋아한다. 그러나 꼭 한 곡을 고르라고 한다면 주저없이 ‘한 개’를 택한다. 걸그룹 노래인데 ‘멋있다’고 느낀 곡이기 때문이다.

남자그룹이 불러야 할 듯한 멋진 리듬에 적재적소에 배치된 보컬은 듣는 내내 쾌감을 준다. 술잔, 초, 숟가락이 이젠 한 개라며 연인을 그리워하는 표현을 익숙한 단어로 표현한 가사도 매력적이다.

걸그룹이 어찌 이리 멋진 노래를 소화하나 싶다. AOA를 좋아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바로 ‘한 개’다.


4. 다이나믹듀오 ‘타이틀곡’

‘타이틀곡’은 다이나믹듀오가 지난 17일 발매한 정규 8집 ‘그랜드 카니발(Grand Carnival)’에 수록된 곡이다. 이 노래는 팬들의 응원소리로 시작된다. 왜 서두에 응원소리를 넣었을까? 제목 자체가 ‘타이틀곡’이라는 점, 타이틀곡만 듣는 우리들에게, 마치 그들의 고민을 조용히 털어놓는 방식이라는 점을 이해하자 의문이 풀렸다. 다이나믹듀오는 주변의 시선과 창작의 고통을 편안하게 풀어낸 것이다.

사실 이 노래가 나오기 전엔 ‘불꽃놀이’나 ‘불타는 금요일’ 같은 신나는 곡을 다시 한 번 보라는 말을 자주 하고 다녔다. ‘타이틀곡’을 듣는 순간 다이나믹듀오에게 너무나 미안해졌지만.

홍보 CD에 적힌 최자의 말처럼, 조만간 김치찌개에 소주 한 잔 하면서 미안하다고, 그리고 고맙다고 전해야겠다.


5. 브라운아이드걸스 ‘매직(MAGIC)’

‘매직’은 김연아의 공연인 ‘페스타 온 아이스(Festa on ice) 2010’의 주제곡이다. 이 공연은 김연아가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난 직후 열렸는데, 마침 티켓을 구해 다녀올 수 있었다.

공연의 피날레는 모든 스케이터들이 함께 등장해 인사를 나누는 것이었다. 이때 흘러나온 ‘매직’은 매우 인상 깊었다. 브아걸은 무대 중앙에 올라 라이브로 이 노래를 불렀다. 그때의 기억은 지금 떠올려도 너무 행복하다. 물론 ‘매직’은 지금도 사랑하는 노래고 들으면 행복해진다. 잠깐이나마 위안이 되는 느낌이랄까.

지난 2010년, 우리는 김연아 덕분에 얼마나 행복했던가. 그때 그 공연장에서, 들리진 않았겠지만 나는 김연아를 향해 가슴으로 외쳤다.

“연아야, 늘 즐거운 일들만 많길 바란다. 평생 대대손손 행복하길. 너는 그럴 자격이 있어.”
이전 01화 [PD꿈꾸기]방송사놈이 되겠다 작정한 에피소드1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