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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망 Jun 21. 2024

프롤로그

예민하지만 우울증은 아닙니다.


5 자매 중 막내였던 나는 나만의 필살기로 눈치를 보며 상대방을 살피며 배려할 때가 많았다.

어린 시절 넉넉지 않았던 우리 집에서 내가 살아남는 법은 눈치를 보며 분위기를 살피는 것이었다.     

그런 환경에서 자랐던 나는 사회적인 눈치가 빨라 어디서는 잘 섞이며 어울렸다.     


그 과정에서 '내가 하려는 말'보다는 ‘상대가 듣고 싶은 말’을 생각하며 지내는 일이 많아졌다.

늘 남을 생각하는 마음이 앞서서 시간이 지날수록 쉽게 지치고 상처받았다.


싫어도 좋은 척, 속상해도 괜찮은 척 해야 하는 상황이 잦아지면서 내면의 울화는 점점 켜져 갔다.


어릴 때는 사람을 참 좋아하고 성격이 밝고 활발한 아이인 줄 알았다.

성인이 되어서는 나의 내면의 속마음을 헤아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됐다.


나의 시야가 커져갈수록, 눈치 봐야 한다는 억눌린 생각이 뇌리에 떠나지 않았다.


‘아! 내가 눈치를 보는구나. 그만 배려하고 싶어’라는 생각을 인지한 순간 그동안의 억눌렸던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었고, 강박증 같은 스트레스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성격이 활발해서 잘 어울렸다기보다는 상대를 살피면서 지내야지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눈치를 보는 것은 관계에서 버티는 나만의 필살기였다.


그렇게 성장한 나는 남들이 보지 못한 면을 볼 때가 많이 있었다. 남들이 대수롭지 않게 느끼지 않는 감정이나 타인의 사소한 행동을 알아차리고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보게 돼서 사려 깊은 면도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주변을 늘 살피며 유지하는 인싸의 인간관계에 지쳐갔다.      

어쩌면 나는 인싸를 가장한 아웃사이더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타인에게 상처받았거나 관계에 지쳐있는 사람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담았다.


늘 사소한 감정으로 소진을 많이 하는, 예민함과 우울증의 경계에 있는 이들의 마음을 보듬어주고 싶다.

오늘도 예민함에 소진이 된 이들에게 다정한 말을 나직이 속삭였다.     


"나도 늘 애쓰느라 힘들었어. 이제 편하게 있어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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