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 마음을 바꾸지 못하는
《변색》
가을이 색을 바꾸는 것은
마음을 바꾸지 못해서다
곱게 싹 틔워 흠뻑 키우고
이제 조그만 열매 바통 넘긴
앞 계절을 잇고 싶어서다
발효 마법 부리려고
굳은 땅 파 잔뜩 웅크릴
뒷 계절을 잃기 싫어서다
이 계절의 변색은
변심할 수 없어서다
그러니 네가
새 옷을 사거나
미용실에 가는 것도
앞뒤의 인연을 잊기 싫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