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디자인 #23 : 어떤 스타일
(#22는 미공개 에피소드입니다)
<실사화>는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소설, 게임 등을
영화, 드라마 혹은 뮤지컬 등 실제 배우들을 기용해
미디어믹스 하는 것을 말합니다.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 듄과 같은 작품들이 소설 원작의 실사화라면,
마동석 배우까지 등장한 마블 유니버스와 같은 그래픽 노블 원작 실사화도 있고요-
디즈니에서는 알라딘, 라이온 킹 같은 애니메이션을 뮤지컬로 각색해
굉장한 퀄리티의 무대미술을 보여주곤 합니다.
이렇게 긍정적인 사례만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꼭 이래야만 했을까 싶은 실사화 사례도 왕왕 찾을 수 있습니다.
(일본 애니 실사화 콘텐츠에서 주로 찾을 수 있지요)
대체 왜 망하는 걸까요?
실사화의 성패에는 수백 가지 이유를 달 수 있겠지만,
저는 `원작을 어떻게 해석했는가`를 주된 패인으로 들고 싶습니다.
외국인이 한식을 만들게 된 상황을 가정했을 때
`한국 음식`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한국`식`으로 재해석해 요리하는 것이
더 성공적일 수 있다고 보는 것이죠.
문득 업계의 대표적인 MSG 키워드, <북유럽 스타일>이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언젠가 북유럽 디자이너가 한국의 북유럽 디자인 제품들을 보게 되었을 때
한국인이 본 외국의 `한식`처럼 보이진 않을지 걱정스럽습니다.
이른바 북유럽적인 디자인 철학이 무엇인지,
단순하고 실용적인 디자인이 왜 유행하는지 등의 세심한 해석 없이
그저 미사여구로 소비되는 북유럽 디자인 같은 프로세스가 반복된다면
우리는 앞으로도 왕왕 실패한 실사화 콘텐츠 같은 디자인 프로젝트들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라는 말에 앞서,
디자인이나 제대로 해야겠다는 반성을 하게되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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