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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끄적쟁이 Dec 28. 2022

아침밥은 꼭 다 같이 먹기

 부모라면 모두가 공감할 만한 제목의 이야기. 그리고 나처럼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의 공감. 우리 아이들의 기상 시간은 아침 7시, 그래야만 하루 중 한 끼라도 다 같이 앉아서 밥을 먹을 수 있다. 점심은 학교에서 저녁은 집에서 아이들끼리 챙겨 먹고 내가 퇴근하고 야참을 먹을 때면 와서 가끔 먹던가 아니면 간단한 요기 거리로 식탁에서 함께 할 수 있다. 나는 아이들과 함께 대화하는 것을 매우 중요시한다. 내가 특별하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식사 중의 대화로 유대 관계를 형성하고, 멀어지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 시대에 아이들이 커갈수록 부모와의 대화가 줄어들고 멀어지는 모습은 우리 집에서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초등학생 치고 등교 시간에 비해 일찍 일어나는 건 나의 출근 시간 전에 함께 아침을 먹기 위함이다. 새벽 5시에 일어나 밥을 준비하고 국을 한번 데워놓고 반찬도 미리 체크해본다. 그리고 스트레칭을 하고 6~7시까지 집 앞 헬스장에서 운동하고 집에 빠르게 온다. 그리고 밥을 차려주고 재빠르게 샤워하고 같이 밥을 먹고 출근해야 딱 지각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아이들이 만약 늦잠을 잔다면? 아침도 같이 못 먹고 출근해야 하는데 나는 그게 엄청 못마땅하다. 하루의 아침을 어떻게 시작하는지가 하루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 같이 앉아 따뜻하게 갓 지은 밥과 함께 할머니가 해준 반찬으로 아침을 먹으며 하루를 잘 보내도록 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 그리고 아이들의 오늘은 학교에서 시험이 있다는 둥, 체험 학습이 있다는 등 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또한 감사한 일이기 때문이다. 

    

 간혹 아이들이 아침에 못 일어 나는 경우가 있다. 왜 그런지 도통 이해가 안 간다. 분명 잠드는 시간은 어제와 같았는데 잠이 덜 깨서 들판의 풀이 바람에 나풀거리듯 하면서 식탁에서 졸고 있거나, 이불이 무슨 나무인가 매미 마냥 붙어서 떨어지질 않으려 하고 있을 때면 그냥 아주 속에서 스멀스멀 화가 올라오기 시작한다. 그러다 정신 못 차리고 헤매거나 찡얼거리는 소리가 나온다 하면 바로 사자후를 갈겨 준다. “ 빨리 안 움직여!?!? 정신 차려!!” 그러면 아침부터 발바닥 불나기 싫어서 그런지 후다닥 하면서 움직이기 시작한다.   

   

 솔직히 그냥 차려 주고 나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차려 먹으라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나의 욕심인지는 몰라도 아침의 식탁에서 같이 식사하는 것. 이것만은 꼭 지키고 싶고 아침은 꼭 내 손으로 차려주고 싶다. 그렇지 않고 편함만을 생각한다면 아무래도 내가 아이들에 대한 마음이 변할 것 같은 나만의 기준이 생긴 것 같다. 


 비록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아빠의 잔소리로 시작하겠지만 아이들도 언젠가는 알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아침에 식탁에서 다 같이 밥 먹을 때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자신들이 독립하거나 더 나아가 부모가 되면 아빠 혼자서 키우면서도 아침밥 만은 신경 쓰셨던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또 자신의 자식들을 조금 힘들지만 더욱 사랑해줄 것이다. 사랑은 내리사랑이라 하지 않았는가...     


 엄빠는 너희들과 멀어지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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