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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호 May 19. 2023

모든 식물은 미생물의 어머니다

17세기만 해도 사람들은 식물이 흙을 먹고 자라는 줄 알았다. 벨기에의 한 과학자가 실험을 했다. 욕조에 흙을 집어넣고 식물을 키운 다음 흙의 무게를 재보았다. 식물은 성장했으나 흙의 무게는 똑같았다. 흙을 먹고 자라지 않으면 식물을 무엇을 먹고 자랄까?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식물이 광합성으로 포도당을 만든다는 사실을 알아내는데 200년이 걸렸다.


6CO2+6H2O→C6H12O6+6O2 이것이 광합성 공식이다. 공식을 보면 식물이 이산화탄소와 물을 재료로 포도당(C6H12O6)을 만든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흙은 없다. 빛이 필요할 뿐이다.


생물체가 살아있다는 말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몸집이 큰 고등동물이건 미생물이건 똑같다. 에너지원은 포도당이다.


우리가 매일 먹는 밥, 모든 탄수화물, 병원에서 맞는 링거액, 포유동물이 새끼에게 먹이는 초유, 세상의 모든 어머니가 젖먹이에게 먹이는 모유 모두 포도당이다. 과일 속 당분, 설탕도 모두 포도당이다. 당분자가 몇 개 뭉쳐있냐는 것뿐 모두 포도당이다. 포도당이 바로 생명의 원천이다. 식물이 모든 생물의 어머니인 셈이다.


식물이 자라기 위해서 근권미생물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걸 모르면 평생 농사지어봐야 제자리걸음이다. 밭에 검정비닐 씌우고 농약치고 비료 주면서 작물이 잘됐다고 좋아한다. 상생의 원리를 망각한 채 독약을 사용한다.


뿌리 근처에 미생물이 있어야 식물은 토양의 유효성분을 흡수하여 성장한다. 식물은 땅을 먹고 자라지 않는다. 식물은 땅 속 미생물에게 포도당을 먹여 키운다. 광합성으로 포도당을 만든 다음 뿌리를 통해 토양미생물에게 준다. 토양미생물은 식물 어미의 포도당을 먹고 생존한다. 미생물들은 어미의 은혜를 잊지 않는다. 흙 속의 좋은 영양분을 분해하여 작물이 먹을 수 있게 공급한다. 이것이 흙 속에서 일어나는 상생의 장이다.


토양미생물도 동물인지라 산소도 필요하고 적당한 온도, 물도 필요하다. 미생물이 있어야 지렁이가 살 수 있다. 지렁이가 있어야 여기저기 구멍을 내서 땅 속에 산소가 잘 공급된다. 잡초도 산소, 온도, 습도를 유지하는데 기여한다. 땅 위로 드러난 열매가 인간이 먹을 수 없는 것이어서 천대하는 것뿐이다. 미생물과 잡초는 땅 속 생태계를 유지한다.


오히려 사람들이 물 주고 퇴비 주면서 키우는 작물이 게으르다. 게을러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뿌리도 얕게 뻗고 허약하다. 그러나 잡초와 함께 '공생'하면서 크는 작물들은 뿌리도 깊게 뻗고 튼실하다. 원자 구조나 행성의 운행원리가 비슷하듯, 상생의 원리는 땅 속이나 땅 위 세상이나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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