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나는 결혼하기 이전에 이미 각자의 작은 (그러니까 책장 몇 개 수준의) 서재를 갖고 있었다. 결혼을 하며 두 사람의 책이 합쳐졌고, 겹치는 책은 신혼집에 놀러오는 친구와 선후배에게 선물을 하고는 했다. 앤 패디먼의 《서재 결혼시키기》는 그래서 우리가 함께 좋아하는 책이다.
한동안 아내와 나는 각자 경쟁적으로 책을 주문했고, 집을 옮길 때마다 책장을 늘려가다 급기야 슬라이딩 책장을 주문 제작하게 되었고, 어느 순간 아내는 전자책으로 옮겨갔다. 그러나 나는 종이책 애호가로 남았고 서재 관리는 내 몫으로 남았다. 그런 아내가 어제 앤 패디먼의 《세렌디피티 수집광》이라는 종이책이 중고로 나와 있기에 주문했다고 알려왔다. 오호 어쩐 일이래 종이책을 다 사고, 하는데 갑자기 아내가 물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