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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학소년 Dec 14. 2024

♬불의로 뭉친 우리 시칠리아파

월미수산 아쿠아리움 엽편소설#13

"보스, 굳이 이 해달부부를 납치해서 월미도로 데려갈 필요가 있을까요?"     


보스 옆을 나는 드래곤의 양 발에는 시칠리아에서 납치되어 기절한 해달 부부가 들려 있었다.       


"닥쳐라. 우리 시칠리아 마피아 드래곤파는 목적 달성을 위해서라면 그 무슨 짓이든 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손아귀에서 탈출한 그 드래곤은..."


보스 드래곤은 잠시 말을 멈추고 침을 꿀꺽 삼켰다.      


"그놈이 각성하면 우리 드래곤파 정도는 한 방에 보내버릴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아, 그놈이 그 정도입니까?"


"다행히 아직 자기의 힘을 각성하지 못했으니 월미도에서 김이나 굽고 있는 것이지. 그놈이 혹시 각성을 하거나 격렬하게 저항하면 네 손의 해달 부부가 우리의 방패가 되어줄 것이다."

"네, 보스. 알겠습니다. 제가 잠시 시칠리아 마피아 드래곤파의 좌우명을 잊었습니다. 충성!"     


보스 옆의 해달 부부를 손에 들고 날던 드래곤은 보스의 옆에서 조금 떨어진 드래곤 사이로 날아 들어갔다. 이 중에서 한 드래곤 병사가 물었다.  


"형님, 죄송한데 저희 시칠리아 마피아 드래곤파의 좌우명이 뭡니까?"

"이런 한심한놈, 그 새 잊었느냐? '불의에 살고, 불의에 죽는다!' 이게 바로 우리 조직의 좌우명이다. 이런 쪼그만 해달 부부의 목숨을 담보로 이 짓을 하는 거 보면 모르겠느냐?"



***     


잠시 후,      


"저기 보이는 무인도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중국에서 미리 주문한 물건을 보급받는다."


보스의 명에 따라서 드래곤 100여 마리는 망망대해 한가운데 보이는 작은 무인도에 내려앉았다.


"저기 오는군."


보스가 가리키는 방향을 보니 두 마리의 드래곤이 섬 방향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그들의 손과 발에는 커다란 가방이 들려 있었다. 두 드래곤은 섬을 빙빙 돈 후, 보스의 앞에 내려앉으면서 말했다.      


"말씀하신 100개를 중국 공장에서 확보 후 가지고 왔습니다."

"잘했다. 거기 용현 장관은 물건을 모두에게 나줘주도록."

"네 알겠습니다 보스."


짙은 눈썹에 사각 안경을 쓴 용현이라는 드래곤이 가방을 뒤지더니 호통을 치기 시작했다.


"야이 새끼들아. 내가 말표 고무장갑과 고무신이라고 했지! 이건 뭐야? 소표 고무장갑?"


"장관님, 중국에는 소월미도 등대에 근무하는 향유고래들이 착용하는 말표 고무장갑과 고무신이 없습니다. 그것은 모두 특수 제작이 된 겁니다.  아쉬운 대로 이걸로..."



"뭐 아쉬운 대로? 이것들이 아마존 전기뱀장어에게 단체로 용가리 전기구이가 되어 죽고 싶은 게냐?"     

"어이 ! 거기 용현 장관."


"네 보스."

"괜찮아, 지금 등대지기 그놈 아마존으로 가서 월미도에 없다. 말표든 소표든 상관없다. 고무면 된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여기서부터는 모두 고무장갑과 고무신을 신고 월미도를 향한다. 실시!"


실시!!!


모든 드래곤들이 손과 발에 소표 고무장갑과 고무신을 착용하기 시작했다.      


"고무장갑과 고무신 착용을 마쳤으면, 이제 월미도로 진격한다. 잠시 후, 대한민국 미치광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가결되면 월미도는 급속도로 안정이 될 것이다. 그전에 우리 시칠리아 마피아 드래곤파가 신속하게 월미도 접수를 마쳐야 한다."


"네, 보스."


중국 남부의 무인도에서 날아오른 100여 마리의 드래곤들은 월미도 방향으로 다시 날아가기 시작했다. 그들 모두 소표 고무장갑과 고무신을 신고 있었고, 한 명의 발에는 기절한 해달 부부가 들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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