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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상도 Jan 18. 2021

두 소년의 삶에 선한 영향이 되어준 사서

알프레도 고메스 세르다의 <도서관을 훔친 아이>를 읽고

도서관에서 책을 정리하는데 눈에 띄는 제목이 있어 호기심이 갔다. 도서관을 훔친 아이라는 부분이 도서관을 사랑하게 된 아이라는 것으로 풀어 보았는데... 이것이 아니었다.

책을 읽고 나서 두 아이의 삶은 질풍노도의 시기로 누군가의 선한 영향력이 한 아이를 마을을 도시를 바꾸어 놓았다는 아주 작은 것들이 때론 큰 위력으로 다가오는 것이 이 동화책에서 잘 보여주고 있었다.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꿋꿋한 삶을 이어가는 카밀로와 안드레스, 콜롬비아의 초라한 산토도밍고 사비오 마을에 사는 두 아이의 삶 속으로 들어가 보는 것은 우리가 마주한 열한 살의 방황하는 순수한 이야기에 빠져든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고 아버지의 폭력과 아무런 희망 없는 현실에서도 두 아이의 세계가 어두운 삶으로 다가왔다.    


“아이들에게 그 미로는 단지 동네가 아니라 온 세상이었다. 확실한 경계를 지닌 세계. 한쪽으로는 계곡 아래로 숨겨져 있어서 잘 보이지 않는 강이 있고, 다른 쪽으로는 하늘에 그림이 그려진 것처럼 보이는 산봉우리가 있다. 그리고 저 멀리 험준한 벼랑이 있다. 끊어 오르는 거대한 물 주전자처럼 삶이 용솟음치는 공간이다.”  

  

열한 살이 겪는 비참한 현실은 나아지지 않지만 그 속에 그려진 삶의 행동과 이야기에 측은했지만 용기를 잃지 않는 모습에 내 마음도 단단해지는 느낌을 받는 것만 같았다.

절대 절망할 수 없는 일들을 두 아이에게 우연히 기적으로 일어난다. 메데인시에 도서관이 지어졌기 때문입니다. 그곳에서 사서 선생님 미르를 만나면서부터 나쁜 감정의 기운들이 살아져요

그 전에도 도서관이 만들기 전 도서관 공사장에서 벽돌을 훔쳐 자기 집을 만들었는데 이용하였고 도둑으로 몰리자 진흙으로 벽돌을 가렸고 하지만, 비가 오면 진흙이 씻겨 내려가면 카밀로는 다시 붙이는 작업을 하는 고된 일상을 보냈다. 또 하나 도서관에서 책을 훔쳐 라파엘 술집에 팔아 아버지의 술병으로 바꾸었다.

앞으로도 도둑으로 살겠다는 소년의 의지가 도서관 사서 미르를 만나면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감정의 악함이 녹으면서 마음이 움직인다. 도난 경고음이 울리지 않는 것은 미르 사서의 믿음과 사랑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내가 탐지기 주인이니까”

“내가 원할 때만 작동이 되거든”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책을 껴안고 자는 카밀로를 보면서 앞으로 그 소년이 어떤 선택을 하고 더 나은 삶을 그려가는지 궁금하다. 우리는 두 아이의 삶을 응원하며 더 나은 꿈이 소년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였으면 좋겠다.

아마도 사진을 가지고 마르 사서 선생님에게 찾아갔을 것이다. 두 소년은 도서관 회원증으로 책을 빌리고 읽으면서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하는 긍정적인 생각들이 머리에 맵 돈다.        


두 소년과 사서와의 만남은 우리에게 참다운 감동과 여운을 준다. 세상을 나아가는 통로, 환대의 공간 도서관은 새로운 세계로 열려있는 천국의 문이었다.        

안토니오 이투르베가 쓴 장편소설 '세상에서 가장 작은 도서관'(북 레시피. 장여정 옮김)이라는 실화 소설책에서도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열네 살 소녀가 목숨을 걸고 지킨 여덟 권의 책과 인간의 존엄은 그 어떤 세계보다 위대하고 따뜻한 이야기는 희망이었다.


책과 도서관 그리고 사서는 어떤 선한 영향력이고 존재인지 다시 한번 그 울림은 배가 되었다, 이 책을 읽고 사서라는 자부심, 책임감이 강하게 다가온다. 누군가의 선한 영향력이 개인, 사회, 국가를 바꿀 수 있다는 것에 마음가짐을 새롭게 다지게 된다.

제2의 카밀로, 안드레스의 작고 여린 이용자를 포용하고 나은 삶을 환대하는 도서관과 사서가 필요함을 절실히 이 동화책에서 배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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