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없는 그림책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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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이치가 궁금한
한 사람이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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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하늘처럼 넓고 큰 바다에게 물어봤어요.
"나에게 알려줘.
사람에게 가장 큰 행복은 무엇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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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바다가 말했어요.
"나는 너무 커서
사람들이 무엇을 기뻐하는지, 잘 몰라.
사람 사는 마을로 흐르는
작은 시냇물에게 물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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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온 세상을 바라보는 높은 산에게 물어봤어요.
"궁금해.
어떤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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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산이 말했어요.
"나는 너무 높은 곳에 있어서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몰라.
오고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날마다 듣고 있는
낮은 동산에게 물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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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세상의 모든 곳을 다녀온 빠른 바람에게 물어봤어요.
"알고 싶어.
행복한 사람의 얼굴은 어떻게 생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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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바람이 말했어요.
"나는 너무 빨리 움직여서
사람들의 얼굴을 잘 볼 수가 없어.
느리게 움직이며 사람들의 작은 표정까지 잘 아는
잔잔한 바람에게 물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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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낮고 느리게
사는 삶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아름다운 지혜가 있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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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낮고 느리게
라는 주제로 음악 공연을 하던 기획자와 가수들이 생각나네요.
지금도
작고 낮고 느리게
노래하며 아름답게 살고 계시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