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셋, 괜찮을까??
#1.우스운 꿈
또 그놈의 꿈 얘기다.
꿈에서 오빠의 전화기로 전처의 엄마(전 장모님)가 전화를 했다.
내가 옆에 있는데도 오빠가 전화를 받은 상황이었는데, 본의 아니게 통화 내용이 나에게 다 들렸던거다.
"재희아빠, 요즘 뭐 만나는 사람있는거야???
어리고 예쁜거 좋은거 그거 다 한때다~
우리애가 자네를 얼마나 끔찍이 여겼는지 알지"
난 꿈속에서 헉, 하며 난 어리지도 않고 예쁘지도 않은데 하며 너털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치만 웃으면서도 저엄마가 왜저런 얘기를 하지?
아니 왜 전처가 오빠에게 감정이 남아있듯이 말을 하는거야..
라고 생각하는 찰나 꿈에서 깨어났다.
내 무의식 깊은 곳에서 무엇이 날 계속 찜찜하게 만드는지를 명확히 제시하는 꿈인것만 같다.
프로이트 면담이라도 해야할 판 ...
#2. 브런치를 통해 알게되는 나와 같은 상황에 계신 분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때에 전혀 상상도 못했던 일이 생겼다.
가끔 달리는 댓글에,
구독자님 본인도 같은 상황이라는,
돌싱이고 아이가 있는 연인을 만나고 있는 중이라는 글이 적힌다.
그런 댓글을 보면 무지무지 반가워서
따로 만나서 얘기나누며
여기다 차마 말못할
소소한 얘기도 다 털어보고 싶은 마음까지 든다.
내가 쓴 글을 통해 얼굴도 알지 못하는 누군가와 반갑게 인사를 하고 깊이 공감하며 서로를 응원할 수 있다는 것이, 나에게는 놀랍고도 즐거운 경험이다.
글의 힘과 전달력을 느끼게 된달까.
다만, 나와 비슷한 상황에서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이별을 택할수 밖에 없던 분들의 얘기를 듣게 되기도 하는데, 그럴때는
이사랑을 꼭 지키겠다는 다부진 내 자신감과 오빠에 대한 믿음이 끝간데 없이 이어질수 있을지
살짝 두려워지기도 한다.
내 호언장담이 현실의 무게 앞에서 너무나도 가볍게 느껴지기도 하는 것이다.
#3.드디어 재희를 만날 날이 잡혔다
다음주부터1주일간 오빠의 휴가이다. 공교롭게도 내 기말고사 기간과 겹쳐서 조금 안타깝긴 하다.
오빠는 주중 4일간을 재희와 함께 보내기로 했는데
(뒤의 3일은 우리둘이서만 제주도 여행 예정)
재희가 수영장이나 워터파크를 가고싶어 한다고 했다.
그런가보다 했는데
오빠가 내가 다니고 있는 대학원 근처의
수영장 딸린 글램핑장을 알아보고 있는거였다.
"서희도 같이 와서 수영도 하고 고기도 같이 구워먹자. 어때? 재밌을것 같지??"
나는 너무 당황했지만 이번만큼은 쉽게 거절할 수 없었다...
"어 재밌겠다!!그래 그럼그럴까..." 하고 답한뒤
은근슬쩍 일정이 살짝 엇나가기를,
예약이 얼른 꽉 차버려서 불행중 다행스럽게도
"대학원이 위치한 지역 아닌 먼 곳으로 가게 된다면
난 같이 못갈거 같아.
기말고사랑 과제 제출일정때문에"
라고 말할수 있게 되기를 바랐다.
하지만 아직 그런일은 벌어지지 않았고...
오빠는 열심히 계획 중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번이
좋은기회가 될거라는 생각도 든다.
재희랑 좀더 편안하게 만날수 있을것도 같고
무엇보다
오빠와 재희의 모습은 어떨지,
재희는 어떤 아이일지,
처음 대하는 아이와 나는 어떤 모습일지
그런것들이 궁금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언젠가 만나야 하는것을 알고 있기에 더더욱이나 밀린숙제를 해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이번 만남을 계기로 내 마음속에도 어떤 변화가 올것 같다.
물러섬일지 나아감일지 알수는 없지만 말이다.
재희는 낯가림이 심하지 않다는데 오히려 내가 낯가림을 많이할것 같아 걱정이다.
무슨 대화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재희에게
어떻게 잘 보여야할지 고민하는 나에게
친한 인생선배님이 전하신 말씀을 적어보고자 한다.
글램핑을 가는날까지 내 마음가짐을 다잡기 위해
이곳에 써두고 자꾸 읽어봐야지.
아이에게 잘보여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마.
너무 노력하지도 말고.
너무 애쓰는거, 그거 오래 가지못하고 결국 괜한 기대감만 모두에게 남기게 될수있지 않을까?
그리고 서희씨도 더 빨리 지치게 될 수 있고.
그냥 사랑이 많이 필요한 아이,
부모의 이별로 결핍이 많이 있는 아이 그자체로 보고, 측은한 마음으로 대하면 의외로 또
편하게 지내다 올 수 있을거야.
눈치보지 말고
서희씨는 서희씨 하고싶은대로 다 하고 와도 돼.
이 이야기들 듣지 않았다면
힘 빡들어가서 재희에게
낯설고 다가가기 힘든 재미없는
이모로 기억될수도 있을 뻔했다.
물론 막상 이론과 현실은 달라서
적용하는 데 애를 먹을수는 있겠지만
몸에 힘을 최대한 빼고
그냥 편하게 오빠의 친구인 한 사람으로,
내가 관찰당하는게 아닌.
내가 관찰할 수 있는 여유로운 태도로
그날을 준비해야겠다.
구독자 여러분, 지금 제 글을 봐주고 계신 분들,
제게 조언의 말씀이나 응원의 댓글로 해주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꼭 알려주세요
다른분들의 많은 경험을 통해
아직은 떨리고 걱정되는 이 만남을 준비하고 싶어서요!
아이를 만나고 올
다음번 제 글 기대 많이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