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What? Castle?

캐슬에 산다고? 캐슬? 성?

by 이작가야

미국 출신 영어강사, 타냐가 한국에서 어느 영어학원에

있을 때의 일을 듣고 한참 웃었다. 학원을 다니는 학생에게 어디 사냐고 물으니, '땡땡 castle'에 산다고 해서, '진짜 성에 사는 귀족 가문 아이인가 보다' 라고 생각했단다.

웃자고 지어낸 이야기인지는 몰라도 진짜 그리 생각할 수도 있을 듯하다.


오늘은 아침밥이 좀 늦었다.

TV를 보면서 아침을 먹는데 여기저기 한글을 테마로 한 프로그램이다. 당연히 한글을 사랑하고 더 많이 써야 한다는 게 공통된 '테마' 아니 '주제'다.






한 방송에서 아파트 이름을 조사해보니 30개의 아파트 중 몇 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영어 이름이라는 것이 새삼 놀랍다. 캐슬뿐인가?

내 친인척, 지인들만 생각해봐도, 외삼촌은 '땡땡 palace' 그러니까 '궁', 그것도 '꼭대기 탑에 있는 궁'에 사신다.

'땡땡 paradise', '낙원'에 사는 지인도 있다.

'땡 park', '공원'에 사는 선배도 있다.


내가 어릴 때 내 인생의 아이돌, 외할머니는 도곡동 '진달래'아파트에 사셨다. 더 어릴 적에는 서대문구 아현동 '아현 아파트'에 사신 거로 기억된다. 그러니까 내가 어린 시절, 2000년대 이전에는 아파트 이름이 대부분 한글이었다. 건설회사 이름을 그대로 쓰는 경우도 흔했다.

삼익, 현대, 쌍용, 동아 등등...


좀 더 관심 있게 알아보니 2003년도 대림 산업에서 'e-편한 세상'이란 이름으로 분양에 성공한 것이 아파트 브랜드네임화의 최초 사례라고 한다.

그 후 건설업체는 물론 입주자들까지 아파트 이름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아파트 개명이 유행되었다. 아파트 이름은 화려하고, 독특하고, 뭔가 차별화해야 한다는 강박관념까지 읽혀 질정도로 다양해졌다.






임대아파트 전문 업체인 모 건설은 '대놓고 저소득층'으로 인식되는 거부감이 든다는 의견들을 수렴해, 오래 사용했던 업체명을 떼고 개명을 했다고 한다. 친환경을 부각하려는 유행이 시작되면서 너도 나도 '에코'가 들어간 이름을 짓기 바쁘다. 아파트 주변 환경을 장점으로 내세우려니 강, 호수, 숲, 등의 단어가 들어간 이름을 짓는다. 재밌는 점은 대부분 영어다.


'riverside', 'lake', 'forest'의 단어에 품격을 추가한다.

그냥 공원보다 '프라임 파크', '쎈트럴 포레', '베스트 뷰', '어퍼 힐'...

단지가 커지면서는 '컨소시엄', '컴플랙스'...

더 흥미로운 점은 건설업체의 특성을 부각하기 위해 서술하듯이 길게 이름을 짓기도 한단다.


(2020.3.7 이나영기자, choson.com 땅짚go)






''저건 무슨 뜻이야. 볼 때마다 뭘까 뭘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무슨 뜻인지 도대체 모르겠더라고...''

''뭔데?''

'' 저게 맞는 말이야, 'I SEOUL U' 말이야.''

''그러게?'Hi Seoul'에서 바뀐 건가 본데?

말이 안 되지. 문법도 안 맞는데?''



( I SEOUL U)


서울을 상징하는 문구를 본 집사님이 내게 문구 뜻을 물어보는데, 영어선생인 나도 모르겠다. 나중에 알고 보니 공모전에서 선정된 문구고... 서울을 동사화 해본 것이고...

암튼 그렇단다. 문법적으로 상징적으로 의미적으로도 논란이 많다는 기사를 봤다.

외국인들의 반응도 각양각색인데, 영어를 부각할게 아니라 한글을 '주'로 영어를 '부'로 하는 게 더 서울을 알리는 게 아니냐는 의견들이 적지 않다. 나도 그 의견에 한 표다.

작게 쓰여있는 '나와 너의 서울'도 맘에 걸리지만 그 뜻을 이해하기가 우리도 어려운데 외국인은 더 할듯하다.


서울뿐만 아니라 많은 지방자치단체들의 상징문구가 대부분이 영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영어로 만들다 보니 한계에 부딪혀 서로 중복되기도 한다.


'green'대신에 '녹색 혹은 푸른' 하면 될 텐데 무조건 영어를 앞장 세우는 게 아쉽다. 최소한 한글로 한국을 알려야 하는 부분에서 말이다.






''왜 영어 go는 went가 과거예요?''

''음, 그러게, 나도 몰랐단다. 그러니 불규칙하게 바뀌는 것들은 외우는 수밖에...''


우리말은 '간다'는 '갔다', '먹다'는 '먹었다'...

똑같이 변화하는 데말이다.

위대하신 세종대왕이시여~~~


''색깔이 노르스름 한건 뭐라고 해요?''

'' 그놈의 정 때문에는 어떻게 말해요?''


영어를 가르치면서 우리말을 표현할 영어가 없을 때

난감하다. 답이 없다.


영어의 색깔은 명암뿐이다.

'light yellow'에서 'dark yellow' 까지...


'정'의 표현은 'memory, friendship' 정도다.

불규칙 과거도 외워야 하고 예외는 얼마나 많은지...

그래서 영어가 싫단다.


인정한다. 오죽하면 나는 내가 쓴 '라면 영어'에 예외를 설명하는 부분 제목을 'Crazy English'라고 지었다.






영어를 가르치는 나는 학생들이 영어와 친하게 하는 게

아니 최소한 싫어하지 않게 하는 것을 첫 번째 과제로 삼았다.


''그래, 영어 불규칙 과거, 예외 외우는 거 싫지?

근데 얘들아 내 얘기 잘 들어봐.


한국말에서,

장갑은 낀다.

모자는 쓴다.

바지는 입는다.

머리핀은 꼽는다... 다르지?

영어는 wear 하나로 쓰는데?


너, 당신, 귀하, 본인, 그대...

영어는 you 하나로 쓰는데?


사랑하는 애인을 데리러 가는 것도,

할머님을 모시러 가는 것도,

쓰레기를 수거하는 것도

영어는 pick up 하나로 쓰는데?


밥 먹었어? 식사하셨어요? 진지 잡수셨어요?

밥, 식사, 진지...


에휴~~~ Tom 이 한국말 어렵다고 도망가는데?

그러니까 외국어를 배우는 건 다 똑같은 어려움이 있는 거야. 물론 한글이 배우기 쉽다는 건 분명하지만 말이야.''


온갖 방법으로 아이들을 꼬드겨,

영어를 싫어하지 않게

만든다.






글로벌 시대에 아파트 이름을, 지자체 홍보문구를 영어로 쓴다는 것에 반대표를 던지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맹목적 혹은 지나친 상업성에 초점을 맞추는 건 아닌가 라는 아쉬움을 표하려는 것이다.

뉴스, 드라마, 예능, 광고 등에서 영어 표현이 꼭 불가피한가...라는 부분이 너무 많다. 심지어 간혹 토크쇼에서 화자가 저 단어를 알고 쓰는 건가?

미심쩍은 적도 있다.

한글을 써야 할 때는 아름다운 한글을,

영어로 써야 할 때는 정확한 영어를 사용하는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다.


시어머님이 아들집을 찾기 어렵게 하려고 며느리가 아파트 이름을 영어로 길게 지었더니, 시어머니께서 동생, 딸을 대동하고 오셨단다.

혹 떼려다 혹 붙였다는 우스갯소리가 생각나는...

오늘은,

한글날이다.










keyword
이전 08화08: 코로나도 박살내는 집사님 유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