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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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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씀 Dec 16. 2024

호흡마저 얼어붙는 계절

잠깐의 호흡마저도

이내 얼어붙어 공중에서

쨍그랑 소리를 내며 깨질 것만 같다


거리를 메운 회색빛 공기는

어디로도 흘러가지 않고

차갑게 나를 꿰뚫는다


숨의 흔적은 바닥에 흩어지고

날카로운 파편들도 발밑에 쌓이면

나는 숨을 참아낸다


어둠은 깊고

한 치 앞의 희망마저 눈보라 속에 묻힌다


가로등 불빛이 어렴풋이 흔들리지만

그조차 온기를 잃어버렸다


다만 이 무채색의 골목 끝에 무엇이 있든

그저 부서진 호흡을 모아 걸어갈 뿐이다


얼어붙은 숨 속 얼어붙은 내가

바닥에서 부딪혀 깨지는 소리가 들리면

그때서야 어둠 속에 갇힌 시간은

서서히 멈출런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

나는 이 고요 속을 걸으며

희미하게 알아차린다


얼어붙는 것은 공중 뿐만이 아니라

내 안의 한 조각씩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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