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꽃은 계절의 끝자락에서 진다

by 권씀

계절이 바뀔 즈음에 불어오는 바람에

꽃은 맞서지 않는다
그저 빙그레 웃으며 질 뿐이다
⠀⠀⠀⠀⠀⠀⠀⠀⠀⠀⠀
그 다음해를 기약하며
꽃은 바람에게 항상 져준다
⠀⠀⠀⠀⠀⠀⠀⠀⠀⠀⠀
순리에 따라 맞춰 살아간다는 일이
꽃에게는 쉬운 일이면서 힘든 일이기도 하다
⠀⠀⠀⠀⠀⠀⠀⠀⠀⠀⠀
바람에 두둥실 몸을 실어 땅에 떨어진다 한들
딱딱한 지면과의 만남은 유쾌하지 않은 일이다
⠀⠀⠀⠀⠀⠀⠀⠀⠀⠀⠀
그럼에도 꽃은 매번 바람에 제 몸을 맡겨
많은 이들에게 계절의 끝을 알린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담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