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 시선

오늘도 그런 겨울밤

by 권씀

서랍장에 깊게 넣어둔 베갯잇을 펼쳐 들고
열기를 품은 다리미로 천천히 다린다

속을 든든히 채운 베개에
빳빳한 새 옷을 입히고서
머리맡에 곱게 놓아둔다

눈이 내리는 소리가 들린다면
바짝 다린 베갯잇 소리 같을까

사박 사박
서걱 서걱

어쩌면 볕에 잘 말린 나뭇잎처럼
바스락 소리가 날지도 모르겠다

까만 밤 한가운데
네온사인이 거리를 밝히는 겨울밤

이불 밖으로 빼꼼 내놓은 얼굴 위로
길에서 헤매다 날 찾아온 바람이 손짓하는 밤

오늘도 그런 겨울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어른인 척 살지만 어린아이일 수밖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