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껍데기 27
6인가구에서 4인가구로 되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아들도 군대에 갔다.
매끼 따뜻한 쌀밥을 해 드셨던 분이 안 계시니 쌀이 남아돈다.
1주일이면 없어지던 계란 1판이 2주 차가 끝나가는 날까지 남아있다.
하루에 우유 1리터를 마셔대던 아들이 없으니
우유 보관기한이 10일이 지났더라.
이 참에 살을 뺀다며 둘째 아이는 다이어트에 들어갔고
졸업사진을 찍는다는 셋째도 먹는 양을 확 줄였다.
돼지++ 부부에게도 소식의 결단만 남았다.
대형마트에 갔다가 평소처럼 장을 봐 왔다.
냉장고에 물건들이 들어가질 않는다.
1주일 전 요리한 음식이 아직 냉장고에 있는데
아내는 다시 새로운 요리를 한다.
4일 전에 사놓은 빵이 아직 남아 있는데
나는 퇴근하면서 다시 다른 빵을 사 왔다.
집에 음식이 넘쳐난다. 간식이 너무 많다.
돼지++는 아무 생각 없이 사는 모양이다.
먹는 입이 줄었다.
그나마 남아 있는 입들도 양을 줄였다.
앞으로 대형마트에 갈 이유가 없다.
대용량을 사서 보관할 필요가 없다.
다소 비싸더라도 집 근처 슈퍼에서 조금씩 사서 먹는 게
경제적으로, 건강적으로 좋겠다.
장 보는 횟수와 구매물품의 용량을 줄여야 산다.
과식을 하니 과소비를 하는 것일까?
과소비를 하니 과식을 하는 것일까?
과식도 문제지만
돼지++의 과소비가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