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천국과 지옥 - 2

불행 중 다행이란 것

by 고여사

Ep 21. 119

남편의 수술이 잘 마무리되고,

최악의 상황만큼은 면하게 되어 천국 같던 시간이 1시간쯤 지나서일까,


내 눈앞의 내 아이가 의식이 없다.


이만큼 고통스러운 지옥이 어디 있을까.


119와 통화연결이 되고,

수화기 건너편의 구급대원분께서 구급차가 우리 집에 오는 동안 해야 할 응급조치를 알려주신다.


아이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호흡을 확인하고,

아이 혀가 말려도 혀를 잡지는 말라 신다.

어머니 손가락이 다칠 수 있다며..


“선생님, 제 애가 지금 제 앞에서 눈이 돌아가고 혀가 말려요.

제 손가락이 부러진 들 이걸 어떻게 보고만 있겠어요.!!! “


반쯤 정신 나간 여자처럼 오열하며 울고 불고 큰 딸아이를 보는 동안,

근처의 친정부모님께서 우리 집으로 오셨다.

아무것도 모르는 둘째 딸은 엄마가 울고 있으니 같이 운다.



20여분 정도 지나자 119 구급차가 아파트 단지로 들어선다.

다행히 그 무렵 큰 딸아이는 흐릿하게 정신이 들었고

일단 구급차에 타 구급대원 분들께서 상태를 봐주셨다.


구급차에 타서 열을 재보니 40도.

집에서 열 하나 없던 아이가 갑자기 열이 40도 란다.

“급성 열경련”


대체 오후에 바이킹 타고, 뛰어다니며 놀던 아이가 왜 갑자기 열이 40도라는 건지..

이걸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내가 엄마가 맞긴 한 건지..


코로나 시국의 당시에는 아이를 받아 줄 응급실도 없다.

수원까지 대학병원 응급실을 다 전화해 주셨지만, 소아는 받아줄 수 없다고 한다.


아이는 일단 의식을 되찾았고, 우리가 언제까지 구급차를 타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


그래서 근처 소아전문 입원병동이 있는 병원으로 가겠다며 일단 구급차에서 내렸다.


구급차에서 내리면서 구급대원분들께는 여러 번 감사인사를 드렸다.

(전화로 응급조치를 알려주시던 구급대원 분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Ep 22. 불행 중 다행이란 것


- 남편이 간호간병통합병동을 선택해서 내가 보호자로 가지 않았던 것

- 아이가 열경련을 할 때 부모님이 아닌 내가 집에 있었던 것

- 친정부모님이 아주 가까운 곳에 계셨던 것

- 집 근처에 입원이 가능한 소아전문병원이 있던 것

- 아이가 밤 10시 전에 아파서 다행히 입원이 가능했던 것

- 아이와 함께 병원에 있는 동안 둘째를 봐줄 부모님이 계신 것


이 중 어느 하나 다행이지 않은 일이 없다.

이 중 어느 하나가 어긋났다면 우리 큰 딸은 얼마나 아팠을지 모르겠다.


남편의 수술날,

큰 딸이 많이 아팠다.


남편이 최악의 상황을 면해서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던 중에,

아이가 큰일이 날 뻔한 또 다른 불행이 찾아왔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수많은 다행으로 우리는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왔다.


왜 나에게 이런 일들이 일어나게 되는 걸까?




아이와 함께한 입원 첫날 밤 많은 생각을 했다.

간호사 선생님께서 시간마다 들어와서 아이의 열을 재주셨지만,

불안함에 편히 잠을 청할 수도 없었다.


나에게 왜?라는 생각은 결국 답을 찾을 수 없다.

그리고 답을 찾은 들 어찌하겠는가



감사했다.

오늘은 감사한 일이 참 많은 날이다.


불행 중 다행이라는 것.

감사하는 마음을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감사하며 살자.

또 감사하며 살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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