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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길 조경희 Jan 12. 2022

금수저와 흙수저

말씀 쿠키 153


금수저와 흙수저  

   

사도 바울은 디모데에게 보내는 두 번째 편지에서 큰 집에는 금그릇과 은그릇, 나무 그릇과 질그릇이 있어 귀하게 쓰는 것도 있고 천하게 쓰는 것도 있으니(디모데후서 2:20) 자기를 깨끗하게 하면 귀히 쓰는 그릇이 되어 거룩하고 주인의 쓰심에 합당하며 모든 선한 일에 준비함이 되리라(디모데후서 2:21)고 말해주고 있어요.

사도 바울은 금과 은, 나무와 흙 같은 재질에 따라 귀하고 천한 것이 아니라 자기를 깨끗하게 하면 귀하게 쓰는 그릇이 될 것이니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 되라고 해요. 


금수저이거나 흙수저이거나 상관없이 준비된 사람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는 말로 이해했어요. 세상은 변하고 있고 한쪽에서는 일자리가 없다고 아우성이고 반대쪽에서는 일할 사람이 없다고 해요. 준비된 사람을 찾지 못한다는 이야기예요. 준비는 벼락치기 공부하듯 하루아침에 뚝딱 되지 않아요. 올바른 가치관 위에 어떤 것을 수행할 능력을 갖추어야 조직에서 협업할 수 있기 때문에 긴 시간 책을 읽고 자기 성찰을 하여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고 그 위에 능력을 더하면 귀하게 쓰는 그릇이 될 거예요.


우리는 돈 많은 부모 만나 힘들이지 않고 잘 사는 아이들을 금수저라 하고 가난한 부모 만나 열심히 노력해도 허덕이며 사는 사람을 흙수저라고 해요. 소도 언덕이 있어야 비빈다고 의지할 곳이 있어야 무슨 일이든 이룰 수 있다고 해요. 맞는 말이에요. 의지할 돈이든 사람이 있다고 다 이루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함께 일하던 사람이 지역에서 유지에 속하는 부모를 만나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성장했어요. 20대 때는 수표를 지갑에 가득 넣어 가지고 다니며 도박을 했고 술집에서 여자들과 놀았는데 나이 40이 넘어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있는 재산 다 팔아먹고 노동일을 하며 하루하루 살고 있어요. 길거리에서 담배꽁초 하나만 주워도 부자가 된 것 같다고 말하며 웃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신기했어요.


반면에 미성년자가 낳은 아이로 사회복지 시설에서 성장하는 아이가 있어요. 아이는 시설장의 특별한 사랑을 받으며 무럭무럭 자라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어요. 디지털 세상에서 살아가 아이를 위해 2021년 5월부터 코딩의 코자도 모르는 시설장이 블록 코딩을 가르치기 시작했어요. 


모든 것은 온라인에서 이루어졌어요. 유튜브 영상을 보고 실습해보는 과정을 반복하며 아이는 재미있게 블록을 가지고 놀았어요. 실력이 어느 정도 되어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하는데 어떻게 연결해야 할지 몰라 상담을 했는데 코딩 프로그램을 개발한 개발자가 직접 테스트를 해보겠다고 했어요.


컴퓨터 두 대를 켜 놓고 줌으로 한 시간 정도 아이와 함께 코딩 놀이를 해본 후 이제 아홉 살 되는 아이가 대단하다고 조금 고민해보고 선생님을 연결해주시겠다고 했어요. 그리고 다음날 아이에게 3개월 수강권을 주고 선생님과 연결해 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씩 줌 수업을 하고 그것을 광고에 사용하고 싶다는 제안이 왔어요.

아이는 분명 흙수저예요. 비빌 언덕도 없어요. 그런데 아이 특유의 밝음으로 준비된 아이가 되어가고 있어요.

 

흙수저라고 실망하지 말아요. 저도 흙수저예요. 우리 질그릇이 금 그릇보다 훨씬 더 주인의 사랑을 받으며 귀하게 쓰이는 그릇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준비된 사람이 되어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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