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상 들여다보기> 파티
▲ 사교 모임(Social Mixer) © Jacob Lund
세상의 많은 일들은 인간관계를 통해 이루어진다. 자연스러운 만남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원활한 소통의 장을 제공하는 주요 수단 중 하나가 파티일 것이다. 파티 피플(Party People)을 지향하지는 않지만,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여러가지 이유로 다양한 파티에 참석하게 된다.
미국 생활 중 매주 종교 단체에 참여하는 것이 꽤 즐거운 일이었다. 관심 있는 소그룹에서 공부하고 이어지는 친목 모임에도 동참할 때가 종종 있다. 뜻이 맞는 사람끼리, 때로는 몇 명씩 교대로 식사 초대도 하곤 한다.
한국에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외국 또는 외국인에 대해 몇 가지 일반화된 정보를 습득한다. ‘미국에서는 친한 사이에도 사적인 질문은 하지 않는다(참조: https://brunch.co.kr/@kyrene/18),’ ‘미국은 능력 위주의 사회라서 학벌, 직위, 지연, 혈연 등과 상관없이 평등한 관계를 유지한다,' ‘미국인은 허례, 허식보다는 실용성을 우선시하므로 과도한 선물이나 과대 포장은 하지 않는다, 꽃다발보다는 한 송이 꽃이면 충분하다.’ 등 등 …
초창기에는 일반 상식 기준으로, 홈 파티(Home Party) 초대를 받으면 간단한 꽃다발, 적당한 수준의 포도주 등을 감사의 표시로 건네곤 했다. 우리의 초대에 응한 사람들과도 비슷한 정도의 선물을 서로 나누었다. 세월이 지나면서 다양한 부류의 모임이나 파티에 참석하고 나서야, 그간 우리가 가졌던 생각이 일반화의 오류일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Case by Case),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다는 것이다.
종교 단체에서 만난 지도자와 첨석자들, 대학원 교수와 부서장, 단체 상급자의 초대에 응할 때 대부분 위와 같은 간단한 선물을 준비하였다. 어느 날 같은 분야 선배의 홈 파티를 경험할 기회가 있었다. 오래전 유학을 마치고 박사 학위와 함께 유수 기관에 근무하며 이민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한 사람들 중의 일원이다. 그들은 비슷한 부류의 친구들과 정기적으로 파티를 열고 취미 활동도 하며 자주 어울리는 구성원들이다.
잘 관리된 아름다운 정원과 수영장이 있는 저택에 십여 명의 친구들이 초대되었다. 대리석 파티장의 고풍스러운 테이블에는 당시 주부들의 애장품인 베르나르도(Bernardaud), 에르메스(Hermès) 테이블웨어(Tableware)와 화려한 센터피스(Center Pieces)가 놓여 있다. 곧이어 다양한 와인페어링 정찬이 서빙된다.
TPO(Time, Place, Occasion)에 맞게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실감을 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감사함을 담아 장미 한 송이(약 7천 원, $5)를 선물할 수 있고, 한 다발(10송이, $50) 또는 괜찮은 센터피스($380)가 어울리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다양한 사람과 상황이 어우러져 형성되었을 특정 국가나 관습 등에 대한 섣부른 일반화는 오해를 초래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 본의 아닌 결례를 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되었다.
어느 날 어떤 바비큐 파티(Barbecue Party)에 초대되었을 때, 바비큐 그릴 위에는 몇 가지 야채와 함께 햄, 소시지, 닭다리가 놓여 있고 단골 메뉴인 돼지고기, 소고기가 없어서 한국 불고기 파티에 견주어 조금 소박하다는 생각이 든 적도 있다. 반면 또 다른 바비큐 파티에는, 각종 해산물과 육류와 함께 사이드 디쉬와 디저트까지 풍성하게 차려져 있었다.
첫 번째 바비큐 파티만 경험한 사람은 미국 바비큐 파티에는 햄, 소시지, 닭다리 정도가 보통인 것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고, 두 번째 경험자는 미국 가정의 바비큐 파티는 무척 화려하다고 소개할 것이다. 이처럼 개개인의 경험치를 벗어나기 어려운 우리의 한계를 알고, 타국 문화에 대해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옳다고 확신해서 일반화하는 것은 지양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