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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레인 Jun 27. 2024

웬일인지 나는 살아갈 자신이 없는 기분이 되어버렸어.

길을 잃은 건 나인 걸

01.


흔들리는 나무를 보며

무섭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지.


비가 오려는지 하늘은 잿빛이었고 바람이 불어 저들끼리 부딪히는 잎사귀의 소리를 듣다가


웬일인지 그대

살아갈 자신이 없는 기분이 되어버렸어.


그저 경외감을 느끼면 그만인 것을

두려워하면 그만인 것을


하찮고 나약하단 걸

몰랐다기보단,

받아들이지 않았던 거지.


...


그래서 그대,

나무더러

그렇게 서 있지 말라 할 텐가?


나무는 본래 자리에서

자신의 몫을 다하고 있을 뿐.


길을 잃은 건 그대인 걸



02.


사람들 말이야...


G. 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좋아하는 일 찾는 거 좀 그만하면 좋겠어.

잘하는 일이 없다고 투정하는 것도 그만.

'이키가이'고 성격 분석이고 무슨 검사들도 다 마찬가지야.


천직이니 사명이니 하는 게 날 잡고 찾는다고

찾아지는 게 아니거든.


아니 몇 달을 머리 싸매고 고민한다 해도

멀리 여행을 몇 주 다녀온다고 해도

어디 절에 들어가서 작정하고 명상을 해봐도 똑같아.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

돈 많이 버는 일, 사회에 기여하는 일

열심히 교집합 만들어봤자,


머리로 하는 거잖아.


...

쉽게들 말하지.


나를 잘 알아야 한다고.


나다운 것,

내가 좋아하는 것,

나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것.

나만의 무언가.


나, 나, 나...

도대체 나다운 게 뭔데?


알고서 하는 소리냐고.

중요성만 알았지.

제대로 알기 위한 노력을 해보긴 했어?


그 '나'가 지금 네가 생각하는 '나'가 아니라면?

진짜의 '나'를

알아차리려는 시도도 안 해봤으면서...


그리고 이제 머리로는 이해한다 해도

그 '나'로 산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지

알기나 할까?


그러면서 나를 알아야 한다고 말로만 번지르....


어디서 들은 이야기 말고

네 이야기를 하란 말이야.


실제로 너를 변화시킨 경험,

너의 진실만이 진짜야.


그건 사실 말할 필요도 없지.

언어로 표현하는 순간

이미 진실 그대로가 아닐 테니.



* [평온한 움직임],  [G의 숲], [안녕, 클로닌]을 한 권으로 엮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중간중간 나누고 싶은 부분을 브런치에 올리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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