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거울속의 나

<귀신이야기>

by 경국현

오줌이 마려워 잠에서 깼다.

수도꼭지를 틀려고 손을 뻗었는데,
돌아가지 않는다.
뻑뻑한 감촉.
뭔가 이상하다.
내가 지금 취한 걸까? 아니, 이건 그런 느낌이 아니다.

거울을 본다.
그 얼굴이 낯설다.

고개를 돌린다.
그런데—
거울 속 얼굴이 내 앞에 또 있다.

눈을 마주친다.
미소를 짓는다.
저 얼굴을 부수고 싶다.
그러나 내가 저 얼굴을 부순다면,
나는 진짜 미친놈이겠지.

어둠이 깊은 한밤중이다.
모든 것이 고요하다.
왜 내가 화장실에 왔는지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거울 속의 나는,
나를 보며 웃고 있다.

다시 잠이나 자자.
침대로 돌아온 나는,
침대 위에 이미 누워 있는 나를 본다.

움찔한다.
저건, 나다.
그렇다면, 지금 화장실에서 돌아온 나는 누구지?

방 안 구석, 어두운 그림자가 꿈틀거린다.
사람인 듯, 사람 아닌 형상.
어둠 속에서 떠오르는 얼굴 같은 덩어리.
눈, 코, 입이 아니라
검은 구멍.

그 구멍은 흑암이다.
눈을 마주치는 순간,
내 영혼이 빨려들어간다.

저승사자가 나를 찾아온 밤이다.

그리고 난,
자다가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다.

“아… 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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