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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사교성이 좋은가 봐요.

미국 도서관은 ‘사교성’을 키울 수 있는 최적의 장소

by 도럽맘 Feb 1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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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인스타그램 피드에 이러한 댓글들이 달렸다.


“어머나 사교성이 좋은걸요? “

“어머 사교성 대단한데요

“ㅋㅋㅋ자연스럽네요”

“꺅 ㅎㅎㅎ 친화력이 너무 좋네요”

“국적 관계없이 친화력 대박이네요”

“하하하하 볼 때마다 딴 사람 옆이네요”


그러고 보니 인스타그램의 피드는 하이스쿨 언니 오빠들과 테이블에 앉아 카드 게임을 하는 모습, 강아지에게 책을 읽어 주는 모습, 경찰관에게 질문을 하는 모습, 처음 만나 동생들과 함께 컴퓨터를 하는 모습, 사서에게 책을 찾아달라고 물어보는 모습을 담은 사진과 영상으로 채워져 있다.


이 모든 사진과 영상의 장소가 다 도서관이다. 사람도 장소도 모두 다른 도서관에서 엘리의 이런 모습은 누가 보아도 사교성이 대단해 보일 것이다. 만약 우리가 도서관을 꾸준히 다니지 않았더라면, 우리의 활동 지경은 학교와 교회뿐이었을 테고 교제하는 사람들도 미국으로 이민온 한인들 중심일 거다.


그러나 도서관을 가면 책을 좋아하는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모여있다. 이곳은 경계의 장벽이 낮다. 그래서 그곳에서 대화를 나눌 기회가 종종 생겨진다. 그렇게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사서와 대화를 하는 등의 긍정적인 경험들이 아이에게 차곡차곡 쌓이자 어느새 아이는 ‘도서관 인싸’가 되었다.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었다. 우리는 고작 2년 전에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당연히 엘리는 영어를 못했다. 낯선 장소와 낯선 사람들과의 만남도 힘들어했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어딜 가나 이방자 같은 모습에 기가 죽어있고 영어로 대화할 때면 위축되어서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을 제대로 못 할 때가 많았다.


2년 가까이 엘리와 함께 여러 도서관에 진행하는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면서 비슷한 연령대의 친구들과 자연스레 어울릴 기회가 많아졌다. 스토리 타임이나 강아지에게 책을 읽어주는 프로그램을 통해 어른과 대화의 기회가 많아지자 자연스럽게 의사소통 능력도 향상되었다.


책을 좋아하는 친구를 만나면 공통의 관심사를 통해 우정을 발전시키기도 했다. 또래 친구들뿐만 아니라 사서, 학부모, 오빠, 언니, 동생들과도 교류할 기회가 많아졌다. 그렇게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면서 엘리의 사회성은 발달해 갔다.  


스토리 타임이나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엘레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연습을 하게 되었다.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경험이 쌓이고 자연스럽게 자신감이 생겨졌다. 도서관이 주는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과 친절한 분위기에 엘레의 사회성이 건강하게 발달하였다.


7세는 아이의 사회성이 급격히 발달하는 시기라고 한다. 이 시기의 두뇌는 감정 조절, 공감, 협력, 도덕적 판단 등의 영역이 활발하게 성장하면서 친구 관계와 사회적 상호작용이 더욱 중요해진다. 이 시기에 도서관에서 겪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사회적 기술을 배우고, 독립심을 키우고 앞으로의 대인관계에서 더 건강한 성장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되어주었다.


도서관을 다니며 우리는 단순히 책을 읽고 지식을 얻지 않았다. 생각지도 못한 더 특별한 것들을 발견할 수 있다. 아이만 사회성이 발달한 것도 아니다. 마찬가지로 나 또한 도서관을 다니며 학부모와 사서와 대화를 나눈다. 영어가 부족해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점점 그렇게 나 또한 사회성이 좋아지는 어른으로 발전하고 있다.


도서관은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어울리며 사회성을 키울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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