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슈에뜨 La Chouette Sep 15. 2023

살사소스를 쟁여두고 일년 내내!

토마토 캐닝만큼이나 중요한 살사 소스 캐닝

우리는 매년 토마토를 왕창 사서 저장을 해두고 일 년 내내 먹는다. 스파게티나 토마토 수프를 만들 때 꺼내서 사용하는 용도이다. 따라서 마트에서 판매되는 토마토 캔이나 소스는 사 먹을 필요가 없다.


생토마토가 더 맛있을 텐데 굳이 이렇게 하는 이유가 뭘까? 물론 장기간의 보관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캐닝을 해서 보관하면 숙성이 되어, 토마토에서 더 깊은 맛이 난다.



토마토 캐닝에 관한 글은 예전에 이미 썼으니 새삼 매년 다시 쓸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토마토로 일반 캐닝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살사소스나 피자소스를 만들어서 쟁여 놓아도 정말 유용하니, 이번에는 살사소스 만드는 법을 공유할까 한다.


이거는 어쩌면 일반 캐닝보다 더 쉽다. 게다가 한번 해 놓으면 불량식품을 먹고 싶은 날이면 아주 유용하게 활용할 수가 있어서 좋다. 남편이 즐겨 먹는 과자가 바로 토르티야 칩이다. 사실 나는 원래 야참을 안 하는데, 남편이 살사소스를 담아서 칩을 꺼내오면 저항할 수가 없다!


물론, 특별한 날에 직접 살사를 만들어 먹으면 좋겠지만, 즉흥적으로 먹고 싶은 순간에 일을 하지 않고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아주 신나는 일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것을 포기할 수 없다.


게다가 당연히, 사 먹는 것과는 맛이 천지 차이가 난다. 풍미가 한가득 넘치고, 우리의 입맛에 맞게 조절할 수 있어서 더 좋다. 별도의 방부제 같은 성분도 먹을 필요가 없고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여행 직전까지 토마토를 모아서, 바쁜 와중에 살사 캐닝을 하고야 말았다!


재료의 기본은 토마토다. 우리는 작년부터 우리 집 토마토로 소스를 만드는데, 무슨 비법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우리 집 토마토는 시중에 사 먹는 것보다 훨씬 달다. 이걸로 스파게티 소스를 만들면 나처럼 단맛에 취약한 사람은 너무 달아서 불편할 지경이다. 그래서 집 토마토는 주로 살사소스나 피자소스를 만들 때 사용한다.


집에서의 수확은 아무래도 한 번에 딸 수 있는 양이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꾸준히 모으면 양이 제법 된다. 특히나 방울토마토는 하루가 다르게 익어가기 때문에 일주일 이상 모으면 살사 소스 4리터 정도는 가볍게 나온다. (방울토마토는 캐닝 말고 마리네이드를 해도 쉽고 맛있다 : https://brunch.co.kr/@lachouette/357)


토마토를 익히는 소스 종류는 껍질을 반드시 까야한다. 안 그러면 나중에 껍질이 질겨져서 풍미를 확 떨어뜨린다. 스텐 볼에 토마토를 넣고 팔팔 끓는 물을 붓는다. 1분 후 건져서 찬물에 다시 담그면 껍질이 아주 수월하게 벗겨진다. 보통 저절로 껍질이 열리는데, 그렇지 않아도 꼭지를 따면 껍질이 바로 따라  나온다.


반 잘라서 오븐에 구우면 더 쉽고 맛있다고 해서 해봤는데, 역시 뜨거운 물에 하는 것이 덜 번거롭고 빠르다.



이제 이 토마토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모은다. 내가 계산하는 양은 총 10컵이다. 따놓은 토마토가 모자라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히 딱 맞는 양이 나왔다.


그리고 나머지 재료들을 썰어서 넣었다. 매운 고추와 안 매운 고추를 섞어서 넣는다. 우리는 많이 매운 것은 좋아하지 않지만, 오래 두면 매운맛이 좀 가라앉기 때문에 오히려 너무 안 맵게 하면 나중에 맛이 심심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매운 고추도 넉넉히 넣는다. 단, 매운 고추를 만질 때에는 반드시 비닐장갑을 낀다. 안 그러면 나중에 손이 매워서 고생을 한다.



양파, 고수, 향신료 등등을 다져서 한꺼번에 다 넣는다. 고수를 반컵이나 넣어도 나중에 먹을 때 신선한 것을 조금 넣어주면 훨씬 맛있다. 아무래도 끓이는 소스이다 보니 많이 넣어도 고수향은 사라지나 보다. 따라서 고수를 좋아한다고 해도 더 넣을 필요는 없다. 먹을 때 추가하자.


이제 모든 재료들을 불에 얹고 끓여준다. 양이 많아서 끓게 되기까지 시간이 제법 걸리니 중간중간 조금씩 젛어주면서 느긋하게 끓인다.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이고 다시 10분 정도 졸여준다. 말이 졸이는 것이 사실 제대로 졸아들지는 않는다. 끓으면서 나온 물이 많기 때문이다.



들통에 병이 푹 담길 만큼의 물을 붓고 끓이기 시작한다. 끓이는데 시간이 걸리므로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캐닝용 뚜껑은 윗부분과 옆부분이 따로 분리되는데, 윗부분은 고무 패킹이 있어서 압축을 도와주기 때문에 늘 새것으로 사용해야 한다. 링은 재사용한다. 


소스가 완성되면 이제 소독한 유리병에 담는다. 꽉 채우지 않고, 1.5cm 정도 공기가 압축될 공간을 남겨준다. 지저분하게 묻은 부분이 있다면 싹 닦아주고, 따끈하게 준비된 뚜껑을 얹는다. 그리고 링을 잠가주는데, 힘을 적당히 줘서 잠근다. 너무 꼭 잠그면 공기가 빠져나오지 못하므로, 손가락으로 돌려서 잘 닫힐 만큼만 잠근다.



뜨거운 들통에 물을 채우고 캐닝하는 방법은, 일반 토마토 캐닝과 마찬가지다.  이제 뭉근히 끓고 있는 들통에 준비된 병들을 담아준다. 들통 바닥에 유리가 직접 닿지 않게 해 준다. 그대로 15분간 끓여준다. 



시간이 되면 불을 끄고, 들통 뚜껑을 연채로 5분 정도 기다려준다. 그러고 나서는 병들을 얌전히 꺼내서 실온에 내려놓는다. 이대로 꼬박 만 하루를 손대지 말고 둔다. 이제 링을 풀고, 밀봉이 잘 되었는지 확인한다. 보관할 때에는 링 없이 보관하여야 혹시라도 밀봉이 풀린 음식을 실수로 먹지 않는다.


사실 위 들통 사진은 재작년 사진이다. 우리는 이제 이 들통이 아니라 압력솥에다 하는데, 한국에서는 이런 거대한 들통만 한 압력솥은 갖고 있는 분들이 거의 없기 때문에, 가장 가능성 있는 들통으로 만드는 법을 소개한 것이다. 



이렇게 쟁여 놓으면 아주 뿌듯하고, 일 년 내내 요긴하다. 솔직히 칩 없어도 이대로 마셔도 맛있다는 것은 안 비밀! 먹는 사진을 안 찍어둬서 좀 아쉽다.




살사 캐닝 

2컵짜리 메이슨 자 6개 분량 (북미 1컵=240ml)

     

재료:

토마토 껍질 벗겨서 잘게 썰어 10 컵

양파 다져서 5컵 (대략 7개)

피망, 노랑 파프리카 속 빼고 다져서 4 컵 

매운 종류의 칠리페퍼(할라피뇨, 세라노, 핫 바나나, 헝가리언 왁스 등) 속 빼고 다져서 3 컵

애플사이다 식초 1 1/4컵

마늘 4쪽 잘게 다져서 사용

잘게 다진 고수 반 컵

소금 1큰술

큐민 1 작은술 (없으면 생략)


만들기 :

1. 병은 끓는 물로 소독하고, 뚜껑은 따뜻한 물에 담가둔다.

2. 모든 재료를 큰 냄비에 담고 중강 불로 가열한다. 중간중간 저어준다

3.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이고 뭉근하게 10분 정도 졸여주는 기분으로 끓인다.

4. 그동안 들통에, 유리병을 넣었을 때 충분히 잠길만한 분량의 물을 넣어 끓인다. 바닥에는 석쇠 같은 것을 깔아서 유리병이 직접 불에 닿지 않게 한다.

5. 국자로 살사를 뜨거운 병에 담는다. 꽉 채우지 말고 위쪽에 1.5cm가량 남긴다.

6. 병 가장자리를 깨끗하게 닦아준 후, 뚜껑을 얹고, 링을 손가락으로 돌려 잠가준다.

7. 15분간 끓여준 후 불을 끄고 5분 정도 기다린다.

8. 조심스럽게 병들을 모두 꺼내 실온에 두고, 완전히 식도록 24시간 방치한다.

9. 밀봉이 잘 되었는지 손으로 만져 확인하고, 날짜를 써서 실온에 보관한다. 1년 정도 유효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