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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슈에뜨 La Chouette Jan 15. 2024

진짜 레알 콘브레드

옥수수의 느낌이 싸라있다!

지난번에 베이크드 빈 레시피를 올렸더니, 곁에 찬조 출연한 콘브레드의 레시피를 알려달라는 요청이 여기저기서 들어왔다. 그 글을 올릴 때 예상 못한 것은 아니었지만, 게시물이 이미 워낙 긴 데다가 콘브레드 과정샷이 전혀 없어서 마음을 접었었다. 


그렇게 벼르다가 드디어 오늘, 남편이 점심으로 칠리 먹자길래, 내친김에 콘브레드 만들어서 같이 먹자고 꼬셨다. 물론 사진을 찍을 목적으로 말이다!


이 콘브레드는 남편이 혼자 아이를 키우던 시절부터 만들어 먹던 것이니 꽤 오래된 레시피이다.


이 통에서 나오는 레시피는 다 오래된 것들이다


세상에는 여러 가지 콘브레드가 있지만, 남편이 이걸 진짜 콘브레드라고 부르는 이유는 밀가루를 전혀 넣지 않고 콘밀만을 넣어서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질감은 부드럽지 않다. 약간 까끌까끌하다는 느낌이 드는데, 그게 오히려 매력인 빵이다.


일부, 설탕을 넣고 만드는 사람들이 있지만, 원래 이 콘브레드는 달지 않은 빵이다. 따라서 달달한 머핀빵에 익숙한 사람들은 실망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건 디저트가 아니고 식사에 따라 나오는 빵이므로 달지 않은 게 맞다.


이름이 빵이다 보니 이스트를 사용하는 어려운 빵인가 싶지만, 준비부터 해서 총 30분이면 완성되는 초스피드 쉬운 빵이다. 부푸는 힘은 달걀과 베이킹파우더로 해결한다.


콘밀(corn meal)은, 옥수수를 갈아서 만든 재료인데, 밀가루처럼 곱게 간 것은 아니다. 옥수수를 말려서 아주 곱게 간 옥수수 가루는 콘플라워(corn flour)라고 하는데 약간 노란빛이 도는 고운 가루다. 이것 역시 옥수수 전분(cornstarch)과는 다르다. 전분은 물에 담가서 추출해 내는 그야말로 전분이다. 완전 흰색이다.


콘밀 입자


우리가 만드는 빵은 콘밀을 사용한다. 따라서 입자가 거칠고 특별한 식감이 있다. 서양에서는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에 속한다.


자, 그럼 만들어보자.


우리는 작은 무쇠팬을 이용했다. 작은 파이렉스 내열 용기도 괜찮다. 여기서 포인트는 오븐 예열을 미리 켠다는 것이다. 온도는 꽤 높다. 230°C(450°F)로 맞춘다. 재료를 준비하기 전에 팬을 먼저 달구는 것이 포인트다.


오븐을 켠 후에 무쇠팬에 기름을 넉넉히 3큰술 둘러준다. 우리는 아보카도 오일을 사용했다. 그리고 팬을 바로 오븐에 넣는다. 그럼 예열이 되는 과정에서 서서히 팬이 달궈진다. 그렇게 함으로써 팬에 기름을 고르게 바를 수도 있고, 또 그 기름을 반죽에 활용하기도 한다.


오븐에 불이 들어왔고, 기름은 그 안에서 미리 달궈진다.


이제 재료를 준비한다. 먼저 콘밀 2컵과, 베이킹파우더 1 작은술, 소금 1/2 작은술을 섞어준다.


달걀은 먼저 살짝 풀어주고 우유를 넣는다


그다음, 달걀을 다른 그릇에 하나 풀어준다. 거품을 내지는 않는다. 거품기를 사용하면 너무 거품이 오르기 쉬우므로 포크를 사용해서 휘저어주는데, 한국에서는 젓가락 두 개로 풀어도 괜찮을 것 같다. 그리고 거기에 우유를 한 컵 반 섞어준다.


베이킹파우더가 없어서 베이킹 소다를 사용해야 한다면, 우유 대신에 버터밀크를 사용하면 마찬가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산성분이 베이킹 소다가 부풀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이제 액체 섞은 것을 가루에 부어준다. 그리고 포크로 빠르게 섞어준다.


오븐에서 나온 팬에 뜨거운 기름이 담겨있다.


오븐은 거의 예열이 되었을 것이다. 팬을 꺼내어 기름이 팬에 고루 묻도록 충분히 돌려준 후, 남은 기름을 반죽에 붓는다. 이 부분은 처음에 상상도 못 했던 부분이라 깜짝 놀랐다. 뜨거운 기름에 데이지 않도록 주의한다.


그리고 다시 빠르게 반죽을 저어서 섞어준다. 오래 작업할 필요 없다. 그리고 그대로 뜨거운 팬에 붓는다.


오븐에 들어갈 준비 완료


위쪽 울퉁불퉁한 면을 주걱으로 꾹꾹 눌러 가라앉히면 구울 준비는 완료된다. 


어느새 오븐도 예열이 다 되었다. 이제 그대로 오븐에 들어간다. 그리고는 오븐이 구워주기를 기다리면 된다. 세상 쉽지 아니한가! 속이 단단해지고 표면이 노르스름해질 때까지 대략 20분 정도 구우면 완성이다.



완성되어 나온 콘브레드를 바로 건드리지 말고 일단 5분 정도 휴식시킨다. 그러고 나서 칼이나 납작한 것으로 주변을 한 번 둘러준 후 뒤집어서 꺼낸다. 휘리릭 빠르게 행동한다.


노릇한 색이 참 먹음직스럽지 않은가?



자르는 것은 어떤 모양으로 썰어도 되지만, 남편은 이렇게 케이크처럼 썬다. 때로는 썰은 후에 스콘처럼 반을 갈라 안에 버터를 발라주기도 한다.


그리고 따끈하게 만든 베이크드 빈과 함께 먹으면 한 끼 든든하다.



베이크드 빈 아니어도, 오늘 우리처럼 칠리에도 아주 잘 어울린다. 또한 그냥 버터 바르고 잼 발라 먹어도 맛있다. 빵처럼 활용하는데, 약간 깔깔하고 목이 메는 스타일이다 보니 우유랑 같이 먹어도 잘 어울린다.


뭔가 특별하고, 달콤하고, 입에서 살살 녹고... 그런 맛 아니고, 투박하고, 소박하고, 그리고 잔잔한 재미가 있는 빵이라고 생각한다면 적당할 것이다.


달콤함을 희망한다면, 간식으로 버터와 잼을 발라서 먹어도 좋다. 꿀을 뿌려 먹을 수도 있다. 그 밖에도 먹고 싶은 방식대로 먹으면 된다.





콘브레드 (Real Cornbread)

8인분, 북미식 계량(1컵=240ml)


재료:

식용유 3큰술

콘밀 2 컵

베이킹파우더 1 작은술

소금 1/2 작은술

달걀 1개, 풀어서 준비

우유 또는 버터밀크 1컵반


만들기:

1. 오븐을 230°C(450°F)로 예열한다

2. 9인치(23cm) 무쇠팬(또는 파이렉스 팬)에 기름을 두르고 예열이 진행 중인 오븐에 넣는다

3. 먼저 가루 재료를 섞어주고, 다시 달걀과 우유를 넣어 섞는다.

4. 예열된 오븐에서 팬을 꺼내, 기름이 고루 묻도록 둘러주고, 남은 뜨거운 기름은 반죽에 붓는다.

5. 기름이 딱 섞일 정도로만 빠르게 섞어주고, 이제 반죽을 뜨거운 팬에 붓는다.

6. 오븐에 넣어 가운데가 단단해지고, 표면이 노르스름해질 때까지 20분가량 굽는다.

7. 꺼내서 5분 정도 식힌 후, 썰어서 서빙한다.


* 미리 만들었다가 데우려면, 포일로 감싸서 오븐에서 데운다

* 베이킹파우더가 없다면, 베이킹 소다를 대신 사용하고, 그 대신 우유 말고 버터밀크를 쓴다

* 좀 더 머핀 같은 질감을 원한다면 밀가루 반컵 정도를 같은 양의 콘밀 대신 사용한다.



베이크드 빈 만드는 법 :


칠리 만드는 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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