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지 않으면,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내 안에 천재가 있다.
머릿속에서는 거대한 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감동적이고 재미있는 스토리들이 넘쳐난다.
작곡의 천재, 스토리텔링의 천재가 내 안에 있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믿는다.
문제는 뭘까?
이 천재적인 생각들을 현실로 만들 능력이 없다는 거다. 상상은 천재인데, 구현은 바보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길까? 답은 명확하다.
교육의 부재.
배움의 부재.
훈련의 부재.
환경 탓, 게으름 탓, 돈 탓. 뭘 탓해도 자유다. 하지만 결과는 변하지 않는다.
충분히 배우지 않았고, 노력하지 않았다. 그래서 내 천재성을 증명할 길이 없다.
교육심리학자 로버트 비요크(Robert Bjork)의 '바람직한 어려움(Desirable Difficulties)' 이론에 따르면, 쉬운 학습은 오히려 도움이 안 된다. 적절히 어렵고 힘든 과정을 거쳐야 진짜 실력이 된다. 고통스러운 연습이 진짜 배움이다.
우 리는 흔히 이런 착각을 한다.
스포츠 중계를 보며:
"아, 저기서 패스해야지! 내가 저기 있었으면..."
피아노 연주를 보며:
"나도 어릴 때 계속했으면 저 정도는..."
100% 착각이다. '할 수 있었다'가 아니라 '하지 않았다'가 진실이다.
교육학자 벤저민 블룸(Benjamin Bloom)의 연구가 충격적이다.
각 분야 최고 수준에 도달한 120명을 조사했더니,
타고난 재능보다 체계적인 교육과 연습이 결정적이었다.
"영어 문법은 잘 아는데 말이 안 돼요."
아니다. 스피킹 연습을 안 했을 뿐이다.
"글 쓰는 재능은 있는데 시간이 없어서..."
아니다. 매일 쓰지 않았을 뿐이다.
이 사실을 깨닫고 나는 우울해졌다.
내 머릿속 환상들이 그저 허상 같아서. 하지만 우울해하는 것도 사치다.
노벨상 수상자 라빈드라나트 타고르는 말했다.
"꽃을 피우는 것은 씨앗의 꿈이 아니라 노력이다."
나도 글쓰기를 시작하며 다짐했다.
"올해 안에 책을 낸다!"
"매일 한 편씩 쓴다!"
"일주일에 책 두 권씩 책을 읽는다!"
하지만 점점 느려졌고, 지쳐갔다.
머릿속에서는 이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 사인회를 하고 있었다.
상상은 자유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스포츠 심리학자 다니엘 코일(Daniel Coyle)은 『탤런트 코드』에서 말한다.
"재능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기르는 것이다. 그 과정은 고통스럽고 지루하고 반복적이다."
열 살 둘째가 타자 연습을 한다.
게임처럼 생긴 타자 프로그램을 좋아하지만, 기초인 '자리 익히기'는 건너뛰려 한다.
당연히 게임오버.
내가 시범을 보이자 딸이 묻는다.
"아빠는 왜 그렇게 잘해?"
"손가락 자리 익히기를 수없이 했고, 몇 달을 매일 연습했어."
"그렇게 오래 해야 해?"
"응, 배우지 않으면,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작가 말콤 글래드웰은 비틀즈의 예를 든다.
그들이 유명해지기 전, 함부르크에서 하루 8시간씩 연주했다.
1,200번의 공연. 그것이 전설을 만든 훈련이었다.
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호로비츠는 이렇게 말했다.
"하루 연습을 쉬면 내가 안다. 이틀을 쉬면 비평가가 안다. 사흘을 쉬면 관객이 안다."
핑계의 종류는 많다.
"시간이 없어서"
"환경이 안 좋아서"
"돈이 없어서"
"재능이 없어서"
하지만 진실은 하나다. 충분히 배우지 않았고, 충분히 연습하지 않았다.
일본의 스시 장인들은 10년간 밥만 짓는다. 칼을 잡기까지 또 몇 년. 그것이 장인정신이다.
교육은 단순히 지식 전달이 아니다.
반복을 통한 체화다. 연습을 통한 내재화다. 실패를 통한 성장이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우리는 반복적으로 하는 행동의 결과물이다. 따라서 탁월함은 행동이 아니라 습관이다"라고 했다.
오늘도 누군가는 상상만 한다.
"나도 할 수 있을 텐데..."
"기회만 있으면..."
"시간만 있으면..."
하지만 누군가는 오늘도 배운다. 연습한다. 실패하고 다시 일어선다.
차이는 거기서 생긴다.
당신의 머릿속 천재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것을 위해 오늘 무엇을 배웠는가?
배우지 않으면, 노력하지 않으면 정말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것이 불편한 진실이자, 희망적인 진실이다.
누구나 배울 수 있으니까. 누구나 노력할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