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낮은 비교 광고

남을 깎아내려야 올라서는가

by 강훈

꽤 오래전 한 음료 회사의 광고를 봤다. 경쟁사 제품과 자사 제품을 놓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는 장면이었다. "우리가 더 맛있다"는 메시지. 펩시가 수십 년간 코카콜라를 겨냥해 해온 그 전략이다.

볼 때마다 불편하다. 왜 굳이 남과 비교해야 할까? 자신만의 맛과 가치를 어필하면 되는데,

왜 꼭 "우리가 쟤보다 낫다"라고 해야 할까?

이런 비교는 일상에서도 흔하다.


"나는 적어도 김 대리보다는 일 잘하지."

"우리 애가 옆집 애보다는 공부를 잘해."

"내가 걔보다는 몸매가 나아."


SNS는 더하다. 남의 실패담을 공유하며

"나는 저렇게까지는 아니다"라고 안도하고, 누군가의 논란을 퍼뜨리며 상대적 우월감을 느낀다.


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Leon Festinger)의 '사회비교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을 타인과 비교한다. 하지만 건강한 비교와 병적인 비교는 다르다.

건강한 비교는 자신의 성장을 위한 참조점이 된다.

반면 병적인 비교는 남을 깎아내려 자신을 높이려 한다.


동네 치킨집 사장이 이런 현수막을 걸었다고 상상해 보자.


"옆집보다 더 오래된, 더 맛있는 치킨집"

"옆집 양념은 느끼하기만 합니다"

어떤 느낌인가? 그 집 치킨이 아무리 맛있어도 왠지 가고 싶지 않다.

자신감 있는 사람은 굳이 남을 언급하지 않는다.


미인대회에서

"저는 7번보다 더 예쁩니다"라고 말하는 참가자를 본 적 있는가?


노벨상 수상자가

"제가 다른 후보들보다 뛰어나서 기쁩니다"라고 말하는가?

진정한 자신감은 스스로를 증명하는 것이지, 남을 깎아내리는 것이 아니다.


행동경제학자 댄 애리얼리(Dan Ariely)는

"상대적 박탈감이 절대적 결핍보다 더 고통스럽다"라고 했다.

비교하는 순간, 우리는 불행의 씨앗을 심는다.

더 안타까운 건, 남을 깎아내리는 행위가 결국 자신의 가치를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부메랑 효과'라고 부른다.

남을 비난하면 그 부정적 이미지가 자신에게 돌아온다.

"쟤는 못생겼어"라고 말하는 사람이 더 못나 보이는 이유다.


작가 브레네 브라운은

"다른 사람의 촛불을 꺼뜨린다고 내 촛불이 더 밝아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진짜 강한 브랜드들을 보자.

애플은 "Think Different"라고 했지, "삼성보다 다르게"라고 하지 않았다.

나이키는 "Just Do It"이지, "아디다스보다 더 하자"가 아니다.


우리의 일상도 마찬가지다.

"나는 이런 점이 좋아" vs "나는 걔보다는 나아"

"우리 아이가 이런 재능이 있어" vs "옆집 애보다는 잘해"

"내가 이런 걸 잘해" vs "적어도 김 대리보다는 잘해"

어떤 말이 더 당당하고 매력적인가?


사회학자 앨리 러셀 혹실드(Arlie Russell Hochschild)는

"비교는 자본주의가 만든 감정 노동"이라고 했다.

끊임없이 서열을 매기고, 우열을 가리는 것. 그 굴레에서 벗어날 때 진정한 자유가 온다.

내 가치는 누군가보다 나은 것으로 증명되지 않는다. 내 존재 자체로 충분하다.

다음에 "나는 저 사람보다..."라는 말이 나오려 할 때, 잠시 멈춰보자.

그리고 이렇게 바꿔보자.


"나는 이런 점에서 성장하고 있어."

"나는 이런 가치를 추구해."

"나는 이런 모습이 좋아."

그것이 진짜 자존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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