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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헤다 Aug 05. 2022

나는 충분한가?

부족함을 극복하는 방법은 뭘까?

 충분하다는 것은 무엇일까?

 부족함이 없는 것일까? 얼핏 생각하면 그럴 수 있다. 부족함이 없는 상태. 바로 그 상태가 충분함인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그게 가능할까? 부족함이 없는 상태가 과연 가능할까? 한 인간으로서 부족하지 않은 삶이 존재할 수 있을까? 외모도 완벽하고, 모든 경험과 스펙도 완벽하고, 건강하고 모든 능력을 다 가지고 있는 그런 사람이 존재할까? 일명, ‘사기캐’라고 말하는 그런 존재가 있을까? 어쩌면 어딘가에 어떤 누군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그 사람은 정말 부족함이 없을까? 


 어딘가에 있을 그 사람은 그렇다 치자. 나는 과연 어떨까? 부족함 투성 아닌가? 외모도 흡족할 정도가 아니고, 그렇다고 재력이 넘치는 것도 아니다. 돈은 이상하게도 많이 가지고 있어도 더 갖고 싶은 것이 그 특성이다. (물론 그렇다고 많이 가져본 적도 없는 듯하다) 경험과 스펙이 완벽한 것도 아니고, 이제 나이가 들어갈수록 건강도 점점 자신이 없어진다. 자신감은 점점 줄어들고 뻔뻔함이 좀 더 늘어나고 있는 것이 현재의 내 모습이다. 그저 부족함 투성인 셈이다.  


 그렇다면 그런 부족함을 하나하나 채우다 보면 난 좀 괜찮아질까? 부족함을 채우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하다. 나는 당연하게 불가능하고, 이 세상의 모든 인류는 빠짐없이 불가능하다. 

 '충분하다'는 것은 부족함을 채우는 것으로 얻는 것이 아니다. 충분함은 "부족해도 괜찮음"에서 온다. 더 나아가 '부족해서 뭐 어쩌란 말인가?'로 생각해도 상관없다. 내가 부족한가 아닌가의 기준은 다른 누군가와의 비교에서부터 시작된다. 다르게 말하면 나 혼자 존재한다면 굳이 부족함을 인식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내가 부족한 뭔가를 채워야 내가 가치 있는 것은 아니다. 그 가치는 나 스스로 생각할 때의 가치와 다른 사람이 나를 생각할 때의 가치 모두를 포함한다. 가치는 부족함을 채움으로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과 상관없다는 데에서 가치는 비로소 진짜 가치가 된다. 그 순간 알게 되는 것이 바로 충분함이다. 


 충분함은 겸손함에서부터 온다. 자기 자신을 향한 겸손함. 다른 사람들과 굳이 비교하지 않는 겸손함에서 온다. 외모를 생각해보자. 자신의 몸매가 뚱뚱하다면, 자신의 몸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어떻게 충분할 수 있을까? 그냥 뚱뚱한 몸매를 사랑하고 인정해도 된다. 남들이 나보고 뚱뚱하다고 하든 살을 빼라고 하든 심지어 돼지라고 하든 상관없이 스스로 괜찮으면 된다.

 '볼록 나온 배가, 나는 사랑스러운걸?'

 그렇게 충분해도 된다. 반대로 그런 자신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충분할 수 있다.

 '내가 다이어트를 도전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될만한 몸매로군.'

 '내가 어려운 도전을 해낼 수 있는 소중한 순간이로군.'

 이렇게 받아들일 수 있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 것인지가 중심이 아니라 나 스스로가 나에 대해서 생각하고 바라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러면 정말 충분히 충분하게 된다.  


 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부유하지 않아도 충분할 수 있다. 굶주리거나 잠 잘 곳이 없어서 추위에 떨고 있지 않다면, 굳이 방이 10개이고 화장실이 5개 이상이고 수영장까지 딸린 저택에 살지 않아도 충분하다. 100만 원짜리 식사를 하지 않고 컵라면으로 한 끼를 먹는다고 해도 충분할 수 있다. 최고급 세단을 운전하지 않아도, 아니 운전이 아니라 운전기사가 이끄는 자동차 뒷좌석에 앉아 있지 않아도 충분할 수 있다. 역시 이와 반대로 그런 삶을 살기 위해서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나 추구하고 있는 일의 과정을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돈을 벌 수 있는 동기부여가 생겼군.'

 '꼭 그러지 않아도 괜찮지만 더 많은 부를 위한 도전을 해보는 것도 좋겠지?'

라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러니 나의 부족함을 살펴보면서 열등감에 빠질 필요는 없다. 부족함을 그냥 받아들여서 충분해져도 좋고, 그 부족함을 극복하는 것을 꿈꾸면서 충분해도 좋다. 이 세상 그 누가 뭐라 해도 상관없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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