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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u Mar 22. 2023

나는 왜 자꾸만 고독을 찾는가

여름날씨와 같이 무덥다. 반팔을 입었음에도 햇볕아래에선 아이스아메리카노가 절로 생각난다. 일하러 가기 전, 종종 들르는 카페에 앉아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을 시키곤 노트북을 켰다.


노트북을 켠다는 건 내겐 곧 글을 쓰겠다는 의미. 그리 좋아하는 녹차 스무디나 요거트 스무디는 가급적이면 일주일에 한 번 그것도 토요일 오전에 마시자. 내게 얘기해뒀다.


마음의 고요와 평안과 평화가 이토록 아름다운 일인지. 이토록 날 자유롭게 하는 것인지. 서른 중반이 되어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이 모든 것에 그저 감사할 뿐이다.


우울감이 어느 순간 훅 밀려오다가도, 그 우울감에 잠시 혹은 한동안 완전하게 젖어들다 그러다 끄끝내 우울감이라는 녀석과 안녕.을 하고 나오기 일쑤지만, 확실한 건 그런 류의 우울감 혹은 부정적인 감정들은 이제 더 이상 자유로워질 나. 자유로울 것.을 희망하는 는 나.를 견뎌내질 못한다.


지난 주, 며칠간 이따금씩 야금야금 이런 감정들이 날 찾아왔지만 지금은 또 다시 언제 그랬냐는 듯. 멀쩡하다. 그러면서 바람을 힘껏 들여마시고는 "음, 아, 세상은 참 아름다워."하고 만다.


스스로도 놀라운 건, 즉시 알아차리는 나의 모습이다. 금방 왔다 사라질 신기루와 같은 것임을 경험적으로 잘 알게 되었다. 지금 내게 중요한 건, 어제보다 나은 나, 성장하는 나다.


마음에 어둠이 밀려오겠다 싶을 때 햇볕을 쐬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가 있다. 나만의 산책길, 나만의 흔들 그네에 앉아 잔잔하게 반짝이며 흐르는 물결과 이따끔씩 반짝하고 인사를 내미는 오리들, 바람소리, 새소리, 그렇게 나는 자연과 하나가 된다.


오늘 역시 1시간 정도 자연 속에서 나는 나만의 낭만을 만끽했다. 산다는 게 별건가. 살면서 느끼게 된 것 중 하나는, 내 일상에 대한 소중함이다. 내가 만들어가는 일상이 오늘이 바로 나.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 노력한다. 지금 여기.에 집중하며 사는 이유다.


오늘은 1시간 산책 길에 흔들 나무 의자에 앉아 마이클 싱어의 상처받지 않은 영혼.을 마저 읽었다. 그러곤 그 근처 카페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며 고요하게 아주 차분하게 담담하게 무심하게 그저 내 마음이 가는대로 사심없이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쓰고 있는 중이다.


이런 루틴이 일상이 된 지도 꽤 되었는데, 그럴때면 늘 생각한다. "난 행복한 사람"이라고. 일상의 낭만을 일상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는 내가 될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하고 또 감사해한다.


어쩌다 다 완성된 글을 발행하고 다시 읽어 내려갈 때면, 이것이 정녕 내가 쓴 것인지 싶을 정도의 문장들이 있다. 그만큼 몰입을 했다는 증거일 수도 있고 이 과정 속에서 나의 무의식이 발현되는 과정이 아니었을까.


내 마음이 평온할수록, 고요할수록, 차분할수록, 평화로울수록, 잔잔할수록, 내 글도 더욱 사심없고 명료하고 간결해진다고 믿는다.


아직 잘 모르겠다. 앞으로 나의 인생이 어떻게 흘러갈지. 확실한 건 희한하리만치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나 불안은 없어졌다. 신기할 노릇이다. 우울감이 밀려올 땐 있지만 이제 더는 미래를 걱정하며 우울해하는 우를 범하지는 않는다.


나도 모르게 순식간에 제목을 나는 왜 자꾸만 고독을 찾는가.로 시작했는데. 정말이지 딱 이 물음에서 시작된 내 글은 오늘도 이렇게 의식의 무작위함을 벗어나지 못한다.


산책길에 그저 번뜩였다. "나는 왜 자꾸만 고독을 원하는가. 찾는가?" 요즘의 나는, 지금의 나는 친구들도 잘 만나지 않는다. 그보다는 혼자 책읽고 사색하고 산책하고 운동하고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차려먹고 글쓰고 살림살이를 정리하고 비우고 글쓰고 하는 지극히 평범한 나의 일상에 온 정성과 힘을 기울인다. 혼자만의 시간이 내겐 고독이다. 그 고독이 내겐 성장하는 시간이자 내겐 자유다.


이러다 오랜만에 반가운 친구들을 곧 만나게 되면 그땐 또 그 시간에 집중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올 것임이 분명하다. 요즘의 나를 보면 그것도 분명 드문드문 잡을 테지만, 몇 년동안 지속해 온 혼자만의 시간이 내겐 여전히 놓을 수 없는 귀한 시간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늦은 밤 돌아다니거나 사람이 너무 많은 곳은 자주 찾지 않게 됐다. 내 마음이 이전과는 아주 많이 고요해진 시점과 정확히 일치한다. 카페를 가더라도 사람이 북적이는 곳보다는 한적하면서도 조용한 그러면서도 분위기 좋은 카페 테라스에 앉아 좋은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걸 좋아한다.


나는 여전히 고독하다.

고독을 찾는다.

고독을 즐길 줄 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나는 왜 자꾸만 고독을 찾는가. 고독 속으로 들어가는가."라는 물음이 들었고 이 조차도 다 이유가 있겠지. 이유가 있지 않겠어? 한다. 그러곤 나는 더 깊은 사색으로. 나를 궁금해하며 내게 이런저런 질문을 해댄다. 당장 답을 주지 않아도, 피드백이 있지 않아도 좋다.


고독을 경험하고 사색하고 그 속에서 내가 누구인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 끊임없이 궁금해한다는 건, 내가 성장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도 하다.


고독.의 의미를 나만의 방식으로 내 생각으로 정의할 수 있어서, 그걸 또 경험할 수 있어서,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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