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딜가나 사랑이 가득한 일상
일요일 주말엔 아이와 같이 우리 세 식구 동네 산책을 나갔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사계절 내내 이랬으면 좋겠다 싶은 날씨였다. 피부에 닿는 공기마저 봄 같았고, 모든 풍경이 봄이었다. 색색깔 꽃과, 싱그러운 풀들이 더 빛나는 이 계절이 참 좋다.
이런 날씨만으로도 기분이 좋은데, 사랑스러운 아이와 함께하니 행복감이 배로 더 커진다.
우리는 카페에서 각자 마실 음료를 하나씩 사고 집 방향으로 천천히 걸었다.
걸어가는 길에 운동기구가 보이자 수지는 그 앞에서 멈췄다. 요즘 수지가 그냥 지나치지 않는 운동기구다. 수지는 그네를 타듯이 재밌어했다.
운동기구를 타다가 땅에 개미를 발견한 수지는 기구에서 내려와 개미와 술래잡기를 한다. 개미 한 마리가 자기 쪽으로 오면 “우와! 아악!” 하며 귀여운 소리를 지르며 이리저리 콩콩 뛰어다녔다.
개미 한 마리만 있어도 이렇게 즐겁게 노는 아이를 보면, 순수한 자극을 받는다. 정말 때 하나 묻지 않은 깨끗한 마음을 보는 것 같아 내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다. 아이가 주는 이런 순수한 기운이 곁에 있는 사람을 참 행복하게 한다.
수지가 개미와 노는 동안 나와 남편은 흐뭇하게 수지를 바라보며 잠시 벤치에 앉아서 쉬었다. 그렇게 한참 놀던 수지는 아빠를 소환했고, 아빠와 숨바꼭질이 시작되었다.
수지는 토끼모자를 쓰고 있었는데, 풀숲 뒤에 숨은 수지가 토끼모자의 토끼귀만 빼꼼 내놓고 있었다. 얼마나 귀여운지 정말 한 마리의 토끼 같았다. 토끼 같은 수지는 공원을 누비며 아빠와 숨바꼭질을 재밌게 했다.
그리고 꽃을 보러 간다고 아빠 손을 잡고 조금 더 멀리 갔다. 풀을 만지는 것 같더니, 잠시 후 수지가 손에 무언가를 들고 “엄마~!” 하며 나에게 뛰어왔다. 수지 손에는 작은 꽃이 들려있었다.
“이거 엄마한테 주는 거야” 라며 내수 지는 내 손에 꽃을 건네주었다. 아이가 주는 이 작은 꽃이 내 마음을 행복으로 충만하게 해 주었다. 정말 꽃보다 아름다운 건 사람이구나.
모든 것에서 사랑을 표현하는
내 아이를 보며 이 사랑 속에 살고 있어
얼마나 행복한지 또 한 번 느꼈다.
봄햇살 아래, 싱그러운 풀밭에서 뛰어노는 아이를 바라보며 ‘이게 행복이지’ 하는 마음이 절로 들었다. 좋은 날씨, 아름다운 풍경, 해맑게 웃는 아이와 아이 곁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남편.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사랑하는 나.
더 바랄 것 없이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