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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램램 Aug 21. 2020

운동을 합시다 2

거울의 응원

오늘은 운전 대신 운동이야기.

요새 제일 규칙적으로 열심히 하고 있는 건 운동이다.

거의 매일 피트니스센터에 가서 유산소와 근력운동을 하고 있다.

처음 시작할 때는 근력운동 30분 만에 반쯤 우는 상태가 되곤 했다.

(이것은 땀인가 눈물인가)  

그래도 꾸준히 2달 이상 하니 운동 수행능력이 아주 많이 좋아졌다는 칭찬도 듣게 되었다.


사실 몸, 다이어트, 자존감에 대해서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줄곧 해왔다.

그게 내 평생의 숙제였고, 아직도 명확하게 풀리지는 않은 질문이라 글로 풀어보고 싶었다.

아직도 나에겐 너무 거대한 주제라 어디서부터 어떻게 써야 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그래서 최근 몇 달의 운동 경험을 통해 느꼈던 것들로 그 실마리를 찾아보고 싶다.


 


근력운동을 할 때 주로 20회씩 5개의 세트를 한다.

처음 몇 세트는 수월하게 하지만, 마지막 한 두 세트는 정말 힘들 때가 많다.

그럴 때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면 몇 번을 더 해낼 수 있는 힘을 얻는다.

나와 눈을 마주치는 의식을 통해 , 나 자신과 나의 몸에게 응원을 보내는 느낌이다.


자신을 힘들게 몰아붙이는 운동에 익숙지 않던 처음에는 시간이 흘러가는 게 참 더디게 느껴졌고,

나의 비루한 신체능력이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몸과 마음이 변화하는 것을 느끼는 게 참 신기하다.


이번 운동의 첫 번째 목표는 엉망이 되어버린 나 자신을 좀 살려놓는 것이었다.

이전엔 어떤 운동을 시작하건, 다이어트가 최우선 목표였지만 이번은 좀 달랐다.

체력과 정신력을 다시 건강한 상태로 돌려놓아야 여생을 이끌어갈 수 있겠다 싶은 정도였으니까.


30여 년을 모태 통통으로 살아오며 항상 마르고 예쁜 누군가를 부러워하는 입장이었던 나에게

'나의 몸'은 항상 '남들에게 보이는 것'이었다.

나의 다리는 항상 남들보다 굵게 보였고,

티셔츠 아래로 보이는 팔뚝은 살 때문에 물렁물렁해 보였고,

예쁜 사람들을 보면 왠지 주눅 들었고,

맘에 들지 않은 옷을 입거나, 화장을 안 한 날에는 남들의 시선을 의식했다.


내 몸은 나의 모든 활동을 수행하는 대단한 일을 하고 있음에도,

항상 남들과 비교되는 존재, 항상 부족하기만 한 존재였다.

운동을 시작하던 나는 멘탈은 물론이요, 체중도 인생 최고를 기록했었기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다. 그냥 그 상태를 벗어나고만 싶었다.



운동을 할 때 거울 속의 나는 결코 예쁘지고 않고, 날씬하지도 않다.  

땀에 절은 운동복 속에서 내적 비명을 지르는 고통의 상태다.  

하지만 내 몸은 계속 덤벨을 들고, 운동기구에 실린 무게를 밀고, 당기며 하나의 동작을, 몇 개의 세트를 해낸다.

그 순간에 내 몸은 보이려고 존재하는 것만이 아니라고 스스로를 증명하는 것 같다.

그래서 거울 속에 나와 눈을 마주칠 때 내 몸과 나 자신을 더 응원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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