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까짓 게 뭐 대수라고

사람과 사람이 부딪힐 때

by 강소록

마음이 언짢은 일을 당하고 숨이 차올라, 목소리가 다 떨리는 것을 나 자신이 느꼈다.


전화 목소리로 내 여리한 음성을 상대가 들은 순간, 가엽기도 했겠고 한편으로는 참 안 됐구나 생각했을 거다.


가슴에 복어가 독을 품은 것처럼 고약하게 불끈하고 터질 것만 같았는데, 드립커피를 내리다 보니, 어느새 화기가 식어 버렸다.


옛날에 한 20년은 족히 되었을 거다.

시부모님 모시고 같이 살 때, 집 바로 앞에 작은 슈퍼 이름이 보라슈퍼였다.

시집살이 스트레스를 풀어 주는 데, 바로 그 보라슈퍼가 일등공신역할을 했다.

콩나물 사고, 두부 한 모 사러 갔다가 슈퍼에서 시원하게 맥주를 한 캔 원 샷으로 다 마시고, 아무 일 없는 듯이 두부를 들고 집에 돌아왔다.

그래서 주량이 꽤 늘었고, 맥주는 무조건 원샷이 당연했다.

그것도 한 때고, 옛날 일이지 지금은 금주가이다.


젊을 때는 이렇게 차가운 맥주로 열을 식혔지만, 이제는 뜨거운 커피를 천천히 내려, 식기를 기다리면서 마시면 더 효과적이라는 걸 깨달았다.


영업에 있어서도 고객상담 시 찬 음료가 아니라, 따뜻하거나 뜨거운 음료를 대접할 때, 더 상담에 효과가 좋다는 이론이 있다.

그래서인지 나도 나라는 고객에게 나라는 영업사원이 뜨거운 커피를 천천히 내려주며 오래 대화하고 싶을 거란 생각이 든다.


나는 나와 자주 대화했을까.

나는 얼마나 나 자신을 알아서, 내 잘못과 내 좋은 점을 보고 있을까.

나라는 것을 떠올리기 전에, 너라는 단어와 당신이라는 말을 더 많이 쓴 것을 보았다.


"너 왜 그래?"

"당신이 그랬지?"

"너 때문이야."

"당신이 알아서 해."


이 말들은 너무 쉽게, 너무 많이 들을 수 있는 말이고, 나도 많이 해 왔다.

그 말의 주어를 나로 바꾸고 시선을 나로 돌려서, 먼저 나를 돌아보고 나에게 있는 잘못을 찾아본다면, 화도 안 날 것이고 다툼도 없을 것이다.


처음에 나를 무시한 젊은 여자에게 괜한 적대감과 오해를 풀고, 커피가 식길 기다리듯이 느긋함을 가지고 여유 있는 태도를 가져야겠다.


사람과 사람사이에 그까짓 게 뭐 대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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