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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JOJO 1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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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러브로라 Aug 27. 2022

JOJO 15화


“그래.. 


내게도 죽음은 두려움이었네.. 내가 아플 땐 몰랐는데, 키우던 개가 암에 걸렸을 때.. 그 공포가 마치 등 뒤에 있는 괴물처럼.. 감히 실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하게 느껴졌거든… 그때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어. 그냥.. 두려움에 잠식된 영혼이 해 저문 유원지의 풍선처럼 꺼져가는 것을 목도할 뿐이었어. 


그 개를 동네 뒷산에 묻고 온 날부터 그날만 떠올리면 명치를 아주 세게 걷어 차인 것처럼 아파. 숨이 잘 쉬어지질 않아. 나랑 살면서 불행했던 것은 아닌지.. 행여 나 때문에 죽은 건 아닌지.. 미안하고 미안하고 미안해서..” 


“죽음은 실패도 아니고 또 누구의 잘못은 더더욱 아니야. 죽음은 성찰이고, ‘어떻게 살 것인가’하는 것에 대한 질문일 뿐이야. 삶은 한정되어 있고 우리는 제한된 시간 속에 있어. 그 시간을 지혜롭게 사용하려면 삶을 잘 정리하며 살아야 해.”


“그럼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나는 뭔가를 정리하는 건 잘 못해. 계획을 세우는 일은 더 그렇고. 머리로는 이해하겠는데, 나는 할 수 없는 일인 것만 같아. 이런 ‘나’라도 뭔가 잘하는 일이 있을까?”


“삶을 잘 정리한다는 건 노선을 설계한 뒤에 행동하는 그런 게 아니야, 그냥 유동적인 네 삶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거나, 원하는 것들을 기록해 가는 거야. 네가 무엇을 원하는지 기록하다 보면 네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알 수 있고, 그렇게 오늘 하루를 충실하게 살 수 있을 때 그다음 단계의 인생이 열리는 거야. 우리는 그 안에서 살아가야 할 이유를 하나 더 발견하면 돼. 


그래서 죽음은 죽은 자를 위한 게 아니야. 죽음은 산 자를 구원하기 위한 신의 완벽한 계획이야.”


문득…


조조와 나의 타임라인을 가늠하다 보니 우리가 수술받은 시점이 비슷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같은 평행우주에서 시작한 조조와 나의 경로는 각각 다른 경로를 거쳐 왔지만 서로 가장 힘들었던 시간을 공유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같은 장소에서 비틀린 현재를 마주하고 있다.


“조조 네 삶도 시궁창 같기는 마찬가지인데.

나와는 너무 다른 세상을 살고 있는 것 같아.

나는 사람들의 힘내라는 말이 너무 무책임하게 들려. 나를 사랑하라고 하는 말이 왠지 반대의 결로 쓰다듬는 거친 손길 같아서.


사실.. 나는 슬프지 않으면 숨이 잘 쉬어지지가 않아. 나는 슬픔이라는 용액으로 가득 찬 팩 속에 살고 있고, 내 아가미에 꽉 차있는 폐수를 그 용액 안에서 겨우 중화시키고 있어. 함부로 나올 수가 없어. 적어도 슬픔 속에 있으면 불안하지는 않으니까. 그래서 내가 죽고 싶을 때는 슬플 때가 아니야. 오늘처럼 마음이 충만하고 행복할 때야. 이런 날은 자꾸만 절벽 끝을 찾게 돼. 언젠가 추락할 거라면 차라리 내가 먼저 뛰어내리고 싶어서. “


“부정적인 생각을 해도 괜찮아.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너를 미워하지 마. 나를 사랑하는 건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자신을 비난하거나 처벌하는 일을 멈추는 거야. 너의 가장 치명적인 결점까지 포함한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자기 사랑>이 시작돼.


그다음에 숨이 좀 쉬어지면 그때.. 너의 호흡 안에 있는 너와 조우해. 그 찰나가 곧 명상이야. 네가 너를 보는 순간.


일상 속에 있는 너의 몸짓과 걸음, 행동 하나하나를 의식하며 살펴봐. 그러다 보면 생각이 개입할 여지가 줄어들게 될 거야.


두려움이 밀려올 땐 잠시 긴 날숨에 모든 생각을 뱉어내 봐. 긴장되었던 몸과 마음을 자유롭게 놓아주고 너 자신에게 얘기해. ‘나는 널 사랑해. 모든 게 괜찮아.’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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