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덜덜한 교통비
먼 거리를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비결은? 바로 '그 만큼 돈을 낸다.'입니다.
서울역에서 오송역까지는 약 50분이 걸린다. 중간에 정차하는 역의 개수에 따라 빠르기도 느리기도 하다. 오송이 어디인지 잘 모르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오송은 나도 취직 전엔 존재하는지도 모르던 곳이었다.
오송은 천안과 대전 사이에 있고, 청주시에 속한 곳이다. 거리의 감이 안올 수도 있으니 지도를 펼쳐 놓고 보면 생각보다 멀구나!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이 먼 곳에 한 시간이 채 안되어 도착하려면 돈을 많이 내야 한다.
나는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가야하고 왕복이니까 37,000원 정도의 차비가 발생한다(당시에 얼마였는지 기억이 안난다). 하지만 통근러들은 매번 좌석표를 사지 않고 정기권이라는 것을 사서 다닌다.
정기권은 정한 기간 내 평일 또는 평일+주말 동안 정한 구간(이 경우 서울<->오송)을 몇 번이고 자유롭게 기차를 이용할 수 있는 표이다. 정기권은 내 좌석이 보장되지 않는 대신 가격은 정상 가격의 50%이다. 하루 37,000원 x 20일의 절반인데, 그렇다고 해도 엄청나게 많은 교통비가 발생한다. 여기에 개개인의 사정에 따라 드는 추가 교통비(버스, 지하철, 택시, 주유)를 더하면 아무튼 어마어마한 교통비가 내 월급에서 제외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참고로 요즘 KTX에서는 내가 입사할 당시와 다른 몇 가지 새로운 형태의 정기권 및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언젠가부터 N카드라는 것이 추가로 생겼는데, 이건 정기권과 동일하게 기간과 구간을 설정하지만, 횟수 차감형 정기권이라 생각하면 편하다. 해당 기간동안 기차를 한 번 탈 때마다 이용할 수 있는 횟수가 줄어드는 형태이다. 이건 탈 때마다 기차표를 구매해야 한다. 시간과 요일에 따라 다른 비율로 할인된 가격(10%~40% 다양)에 좌석을 판매한다.
매일 출퇴근을 하는 사람들이 아닌 출장이 잦은 사람들, 평일에는 직장 근처에서 살고 주말에는 본가로 가는 등 매일은 아니지만 자주 타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형태다.
추가로 일반 정기권을 쓰면 좌석이 배정되지 않는데, 일정 금액을 내면(일반 금액의 15%) 미리 좌석을 지정해서 다닐 수 있는 방법도 있다.
나는 현재 매일 다니는 사람의 입장에서 돈을 더 내고 좌석을 구매하는 것도 부담이고, 귀찮기도 하여 KTX가 늘 만석으로 다니지 않으므로 빈 자리에 앉거나 자유석 칸(있는 경우도, 없는 경우도 있다)을 이용하거나, 그냥 서서 다닌다.
이 좌석의 문제가 바로 다음 애로사항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