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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늦여름 Oct 01. 2024

기차 출퇴근의 애로사항 1

정교한 시간 계획은 필수

첫날부터 출근하고 퇴근하는 길이 어찌나 스트레스던지 아직도 그 기억이 생생하다. 


9시까지 늦지 않게 사무실까지 당도하기 위해 역으로 계산을 해가면서 최소 몇 시 기차를 타야만 안 늦을 수 있고, 그러려면 지하철로 서울역엔 최소 몇 시엔 도착해야 하고, 그러려면 집에서 몇 시에는 나와야 하는지 이런 계산이 필수적이다. 


교통 수단을 한 가지만 이용할 때에는 순수 그 시간만 계산하면 되지만 갈아타게 되면 그 사이 이동 시간, 대기 시간이 늘어나면서 전체 시간이 뭔가 뻥튀기하듯 엄청 길어지게 된다. 


게다가! 기차 통근의 가장 큰 부담이 무엇인지 아는가? 바로 기차 시간이다. 

기차는 도시의 지하철, 버스처럼 수시로 오는 것이 아니었다.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시간대에는 짧은 간격으로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다. 


당연하지만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모든 기차가 매번 오송역에 서는 것도 당연히 아니다. 불행 중 다행은 오송은 경부선과 호남선 모두가 지나고 갈라지는 곳이라 기차편수가 많긴 하다.


그리하여 내가 실질적으로 출근시간에 탈 수 있는 기차의 수는 몇 개로 좁혀지게 된다. 그걸 타지 못하면? 당연히 지각인 것이다. 미리미리 다니는 것을 생활화해야하는데 이게 잔잔한 스트레스로 일상에 스며들어 피곤을 유발한다. 


자, 이제 퇴근을 해야 하는데 기차역까지 셔틀버스, 자가용, 택시 등을 이용해야 한다. 요즘은 출퇴근이 유연근무제 등으로 조금은 분산되었지만 예전엔 대부분 비슷한 시간에 움직였고(지금도 상당수는 그렇다) 그러다보니 평소엔 텅텅 빈 도로가 출퇴근 시간에만 꽉 막히는 상황이 발생한다. 


6시에 퇴근해서 빠르게 6시 20분에 도착했다고 하자. 그런데 기차 시간이 6시 18분이 있었고, 다음 기차는 6기 40분이라고 해보자. 그러면 나의 기나긴 퇴근 시간은 또 20분이 늘어나고... 그렇게 계속 계속 모든 것이 밀리게 된다. 


물론 기차 운행 시간표는 바뀌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다니다보면 대충 내가 타는 기차가 정해지고 어떻게 하면 버리는 시간을 최소화하며 다닐 수 있는지 각자만의 노하우가 생기긴한다. 


그러나 그 적응하기까지가 정말 너무 힘들고 소위 현타가 많이 오고, 적응했다고 안 힘든 것은 절대 아니다. 

쓰고보니 더 복잡해 보이는 이 출퇴근 길...  진작 이렇게 써봤다면 나는 일을 관둘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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