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바탕 비가 내리고
떠들썩했던 공원엔 발길이 줄었다
나보다 해사하게 웃던 이들은
꽃이 너무 빨리 떨어졌어 아쉬워했다
내가 지고 잔가지에 잎이 돋았고
연두가 초록 되자 또 한 번 비가 내렸다
너 없이 매달려 있기 너무 낯부끄러워
바닥에 붙어 말라 가는 내게 길고 가는 꽃자루가 하소연했다
비바람이 불었고
너 역시 나 사라진 그곳에서 물기 없이 말라 갔다
나와 같이 가자
해가 서쪽을 넘으며 네게 말했고
마침내 마지막 숨을 거둘 때
초록의 무성한 이파리들이 우리를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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