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성공팔이, 노력만능론 등이 유행이었는데 지금에 와서는 그 기세도 많이 줄어들었다. 진짜 나라가 위험한 수준에 이르러서 그런가.. 쇼펜하우어가 유행이라니. 무한 긍정을 외치던 사람들은 어디로 갔을까. 어쨌든 개인의 노력을 강조하면서 동기부여를 하려는 사람들이 가끔씩 보인다. 그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결국 조금 편협한 시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거나 대게는 남을 등쳐먹으려는 밥벌이 수단에 가깝기 때문이다.
물론 자본주의 사회에서 밥벌이를 하는 것은 죄가 아니나(사실 영업에서 상품과 서비스의 질을 정량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사기라는 속성을 갖고 있다고 본다.) 이런 사람들은 좋은 사회를 만들기보다 자신의 이익만을 취하면서 평균수익률보다 높은 소득을 얻으려는 속셈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던 성공팔이와 노력만능론이 없어진 이유을 찾자면, 기존 체제에서 노력에 대한 보상이 너무나 적어졌기 때문이다. 이제는 의지박약한 한 사람의 잘못이 아니란 걸 누구나 알고 있다. 근본적으로 괜찮은 일자리가 너무 없다. 이런 상황에서 노력을 강조해도 막대한 자본력, 타고난 재능, 개인적인 노력이 결합된 엘리트들만 바늘구멍을 통과할 수 있다. 다른 선진국에서는 한국만큼 학업에 인생을 갈아 넣지 않아도 인간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다. 그래서 성과와 경쟁에 그렇게 집착하지 않는다.
신념을 따라간다고 해도 기술적인 노력, 사회화 훈련 등은 물론 요구되며, 수많은 부를 축적하는 초엘리트적 직업엔 막대한 투입이 요구된다. 그렇다면 노력을 강조하는 게뭐가 잘못되었다는 것일까? 대부분은 그렇게까지 최고가 되려고 하지는 않는다.그저 사람답게 살기를 원한다. 그 사람들이 찾는 일자리는 경쟁과 노력의 부족보다는 개인이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를 갖고 있다. 구조적인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열심히 노력을 해도 얻어갈 것은 없다. 노예처럼 착취대상이 되는 것이다.
살아가다 보면 깨닫게 되는 지점이 있다. 물론 의도적으로 혹은 대놓고 특정 분야의 이익집단들이 착취하려고 하려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념적인 구호들이 누구의 배를 불리는지는 학원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던 사람들은 알 것이다. 공교육이 무너지고 과도한 사교육이 잘못됐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있다. 그런데도 자신만 믿고 노력해야 한다는 강사들이 얼마나 많은가.
구조적인 개선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성공을 보장하지도 못한다. 그러기에대부분은 다음 사람이 해주겠지 하면서 눈앞의 좁은 사다리에 올라타려고 온갖 노력을 한다. 그러나 그것도 수축사회에 들어가면서 처절한 기득권의 저항에도 시대가 억지로 바꾸어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의 노력을 강조하면서 자기 배를 불리는 사람은 침몰하는 배 위의 선장이 되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