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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의별 Jun 10. 2022

여름 모닥불

열기와 빛으로 숨이 막혔다

기꺼이

마른 장작 하나를 더 던져 넣는다 


불꽃에 먼지 하나가 벌레 하나가

또 하나 더 휘말려서 

타닥타닥 불티 튀기고


너까지

불을 땔 필요 뭐 있니

알면서도 그래도 

밤은 추우니까

관념적 필요와 온기

그래야 하니까

새벽의 찬 공기가 두려우니까


기꺼이

그 곁에서 춤을 추겠어요


기꺼이

재가 되어 사그라들겠어요


매운 계절의 한가운데

그저 봄이 지나고

겨울을 기다리다 보니

오늘이었어

안일하고 안온하다


고마워

틈을 주지 않아서

나를 잃어버릴 정도로

솔직하지 않게

다 타지 않게 해 줘서


정말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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