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키운 건 열등감이다

by 이작가

언제나 한 박자 아니 두세 박자 늦는 사람이 있다. 다른 사람들은 쉽게 쉽게 하는 것 같은데 한 번에 하지 못 하는 사람. 그래서 더 짠하고 안타까운 사람. 그게 바로 나다.


나는 언제나 한 박자 쉬고 두 박자 쉬고 세 박자까지 마저 쉬고 되는 사람이다. 특별히 못 하는 것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또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는 사람. 그렇게 가만히 있으면 존재 유무를 알 수 없는 사람 말이다.


어려서부터 나는 그것을 알았나 보다. 유치원을 다니면서 나는 나 자신을 드러내 보이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다. 더 열심히 했고 더 착하게 굴었다. 내가 보통이 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보다 두세 배의 노력이 필요했다. 특별히 잘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나는 보통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럼에도 지치고 힘에 부쳤다. 옆 친구와 끊임없이 나를 비교하며 그만큼을 채우기 위해 잠을 포기했고 TV를 포기했다. 그렇게 나는 중간 언저리를 지키며 살아왔다.


남들보다 가난했다. 드라마 주인공들은 가난하지만 공부를 잘하거나 뛰어난 외모를 갖었거나 실장님을 만나겠지만 현실 속에서 살고 있는 나는 가난했고 공부를 잘하지 못했고 외모 또한 그러했고 실장님도 없었다. 한참 밑에서 시작한 삶. 그래서 더 열심히 살았고 노력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열등감 속에서 나는 나를 성장시킨 것 같다. 내가 부족한 것을 스스로 느끼고 그 부족한 것을 채우기 위해 언제나 긴장하고 애쓰며 살아왔다. 그런 과정 속에서 나는 더 커졌고 깊어졌고 발전할 수 있었다.


심리학자 아들러는 “열등감은 자연이 인간에게 준 축복이다.”라고 말했다. 열등감은 열등한 상황을 극복하고 그 상황을 더 나은 상황으로 이끌고 갈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그래서 열등감은 자신의 내면에서 잠자고 있는 잠재력을 발현시키는 촉진제 역할을 할 수 있다.


비교하는 삶을 살다 보면 부족한 자신의 모습에 좌절하고 우울에 함락되어 자신을 부정적으로 만들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의 약점을 인지하고 한계를 느끼므로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맞기도 한다.


허약하고 신체장애를 가진 사람이 자신의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 더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서 의학 관련 학문 발전에 이바지하기도 한다. 외모에 대한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의 능력을 더욱 발전시키면서 열등감을 성공으로 극복하는 사람도 있다. 열등감을 느끼지 못하고 극복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인류는 지금과 같이 발전할 수 있었을까? 어쩌면 열등감은 인류의 발전을 위한 끊임없는 에너지를 공급하는 에너지원일지도 모르겠다.


열등감을 극복하고 나면 높은 성취감이 생긴다. 성취감은 자신이 목표로 하고 계획한 것들 해내는 성공 경험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성공 경험은 자신감의 원천이 된다. 아무리 작은 성공 경험이라도 성공 경험을 많이 한 사람은 어떠한 새로운 상황이에 직면해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경험치를 갖게 된다. 또 열등감을 극복하고 나면 자존감이 높아진다. 자신을 사랑하고 믿을 수 있는 자존감은 많은 경험을 통해 높아지기도 하고 낮아지기도 한다. 다수의 성공 경험은 자신에 대한 믿음을 강화하고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 한다. 이렇게 자기 확신이 강하면 어려운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사고를 하게 되고 주변의 시선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의 능력을 조금씩 인정하게 되면서 열등감을 극복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또 다른 열등감이 생겨도 다시 이겨낼 수 있다는 승리의 V를 그릴 수 있게 된다.


이리저리 흔들리는 삶에 닻이 되어준 열등감. 덕분에 나는 성장할 수 있었고 중심을 잡을 수 있었고 내 삶을 살아낼 수 있었다. 지칠 줄 모르고 나를 따라다니며 힘들게도 했지만 그래서 나는 더욱 힘차게 뛰어올랐다. 그렇게 열등감은 나를 성장시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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