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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양이 CATOG Oct 30. 2022

'꿈' 그리고'순응'에 대하여

꿈을 따라간 여행 중에 생긴 일

설레어 꿈을 좇아보는 여행길에 흥미진진한 녀석들을 만난다.

고된 여행길에 쓰레기 더미를 집 삼아 누군가 먹다 남긴 참치캔을 소중히 나눠주는 길고양이를 만났다. 

상한 참치캔에 담긴 그들의 호의를 감사히 받아먹었으나 배탈이 났다. 


길을 잘못 든 깊은 어느 숲 속에서 주인의 사냥을 나온 사냥개들도 만난다. 그들은 왜 그런지 모른 채 한쪽 방향으로 맹렬히 달리는 무리였다. 나도 모르게 그들을 따라 달리다가 문득, 목적 없이 달리는 것은 멈추기로 하고 다른 길로 들어선다. 


전쟁통에 상흔을 입고 작은 소리만 나도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가만두지 않겠다고 선전포고를 하는 개도, 고양이도, 개양이도 아닌 녀석도 만난다. 


난생처음 보는 녀석들을 갑작스레 만나니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아우성을 친다. 

힘들다고 버겁다고 말이다. 


그래서 잠시 멈춰서 꿈에 집중에 보기로 한다. 


꿈이 말을 건다.

 "나는 네 주변에 있는 빈 공간이야. 탄성 있는 고무 같지만 뚜렷한 형체가 없기도해. 마치 지금 네 앞에서 '통통' 튕기고 있는 것 같아서 네가 손을 뻗어 잡으려고 하면 누군가가 리듬에 맞춰 비트박스를 해줄지도 몰라. 반반의 들숨과 날숨으로 이루어진 부유하는 공기와 같기도, 슬픔과 즐거움의 파동이기도 하지.".

.

손에 잡힐 듯 말 듯 변덕스러운 날씨처럼 종잡을 수 없는 꿈에 대해 생각하며 잠시 멈춰본다. 꿈을 따라간 여정 중에 만난 별난 녀석들의 등장에 놀란 세포 하나하나에 쌓인 놀람과 피로와 분노와 슬픔 등의 감정들을 비워내 본다. 온몸이  투명해질때까지.


'순응'이란 

맹목적인 받아들임이 아닌것 같다. 안 좋은 찌꺼기들을 비워내고 새로운 것에 대한 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꽤나 까탈스럽고 변덕스러우며 버거운 임무나 사명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드릴 수 있게 말이다. 


잠시 이렇게 있다가 다시 여행을 떠나볼까나.



제시 지현, 황금색 꿈 (Golden Dream)-공전, 53.0cm x 45.5cm, 2019, acrylic on canvas 



제시 지현, 황금색 꿈 (Golden Dream)-순응, 53.0cm x 45.5cm, 2019, acrylic on canv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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